이제 이것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드는 마지막 기회가 되기를 마음 속으로 다짐하면서 또 한 번 상당 수 학생들의 학기말 성적작업을 창작해 만들고 적당히 정리한 후 교무처에 제출해야 한다.
왜 이렇게 현장의 교육자로서 성적을 산정하는 데 비참함을 느끼게 되는 지를 대다수 열악한 교육환경 가운데서 근무를 하고 있는 현직 지방전문대들의 교수들이라면 공감하는 분들이 너무나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교수 스스로가 성적을 조작하여 학점을 주어야 하고 졸업을 시켜야만 하는 대학 교육행정의 현실 속에서 해당 교수들이 당하는 비참한 심정을 당사자가 아닌 겪어 보지 않은 사람들이야 어찌 제대로 이해를 할 수 있을 까 싶을 뿐이다.
과연 이 정도로 대학이 황폐한 지경에 이르도록 그냥 알면서도 본 채 만 채로 가는 데 까지 한 번 가보자는 뱃짱으로 이를 방치하고 있는 정부의 교육당국과 교육의 백년대계는 커녕, 지금 당장에 어떠한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서라도 자신들의 대학 간판만을 내리지 않을려고 혈안이 되어 밥이 되던 죽이 되던 학생만을 끌어 모우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는 대학당국자들이 지금처럼 버젓이 이 땅에서 존재하고 있는 한 대학이 상아탑이라는 표현은 옛 얘기로 아예 접어두어야 할 뿐만 아니라, 이런 대학들을 거명하여 학교기관이라고 조차 일컬을 수 있겠느냐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차라리 대학의 간판을 내리고, '(주) ㅇㅇ 산업' 등으로 상호를 갈아 달고, 영업 업종으로는 '대학졸업장 판매업'이라고 하는 게 온당치 않을 까 싶을 정도에 이르렀다.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학생들의 성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냥 평범한 교육자는 물론이고, 꿈을 가지고 대학강단을 두드린 사람으로서는 정말 못할 짓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입학정원에 반도 제대로 채우지 못하는 대학들이 허다하여 이들 대학에 근무하고 있는 많은 교수들이 수업보다는 오히려 고등학교 졸업생이나 예정자를 대상으로 학생몰이에 총력을 경주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고, 이러한 상황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처지에서 그나마 출석수업을 받고 있는 일부 학과 재학생들을 대면 하기에도 부끄럽기 짝이 없고, 때로는 아무런 죄도 없는 그들을 보면서도 짜증이 나는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러한 중대한 사안들이 어느 때쯤 가서야 시정이 되는 계기가 될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잘 못 돌아가는 많은 열악한 교육환경의 대학들을 과연 언제까지 방치하고만 있을 것인지 관련기관 모두의 뱃짱 하나만은 세계 최고의 수준 인 것으로 평가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하긴, 우리 나라 대학의 현실을 보노라면, 절이 싫으면, 승려가 절을 떠나야 한다고 했듯이 대학에서 이런 수모를 당하기 싫은 교수라면 모든 걸 접고 대학 강단을 그 자신이 스스로 미련없이 버리고 떠나야 할 것이라는 결론만이 남아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떠날 때는 떠나더라도 잘 못된 현실은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하여 조속히 시정해야만 한다는 절박한 심정을 마지막으로 피력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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