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북한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에 약속한 '확장된 핵 억지력(extended deterrence)'은 과거의 '핵우산 제공' 약속을 크게 확대한 개념이다. 일종의 복합 핵 전력을 가리킨다. 한.미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를 최종 합의했다. 확장된 핵 억지력은 미국이 2002년 발표한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에 따른 새로운 핵 전략이다.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은 훨씬 더 큰 타격을 가할 방침을 밝혀 핵 공격 자체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확장된 핵 억지력은 여러 가지 보완 전력을 뜻한다. 기존의 핵 전력에 ▶재래식 정밀타격 유도탄 ▶패트리엇(PAC-3) 등 탄도미사일방어(MD)체계 ▶정찰위성 등 정보수집체계 ▶신속한 작전을 위해 개선된 지휘통제(C2:Command and Control) 등을 더한 개념이다. 기존의 핵 전력은 ▶지상 발사 핵미사일 ▶잠수함 발사 핵미사일 ▶전략폭격기에서 발사하는 핵미사일 등 세가지로 국한돼 왔다. 미국은 확장된 핵 억지력을 통해 중국.러시아 등의 핵무기에 대응하는 한편, 북한.이란 등 불량 국가의 핵.화학.생물무기에도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그래서 북한이 만의 하나 핵무기로 남한을 때릴 가능성이 있으면 미국은 우선 북한의 핵무기 기지.활동을 정찰위성(KH-11, 12), 글로벌호크(고공 무인정찰기) 등으로 세밀히 감시한다. 핵미사일 발사 상황이 임박할 경우에는 발사 전에 공격용 잠수함 등에서 재래식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해 이를 무력화한다. B-2 또는 F-117 스텔스 폭격기를 동원해 북한의 핵미사일 기지를 파괴한다. 핵미사일 발사 때는 그야말로 전면적인 보복 공격이 가해진다. 패트리엇(PAC-3) 미사일로 날아오는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한편, 북한 지휘부와 핵미사일 기지들을 전술핵무기로 공격해 초토화한다.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최고 지도부가 은거한 지하 요새를 벙커 파괴용 미니 핵폭탄으로 공격할 수 있다. 가능성은 작지만 중국이 한반도 사태에 개입하면 미국이 전략핵무기를 앞세워 개입 차단에 나선다. ◆ 미국, 막판에야 수용=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와 함께 줄곧 논의돼 온 핵우산 보장 문구에 대해 한.미는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미국 측은 당초 한국이 요구한 표현을 끝내 수용하지 않았다. 정확한 내용이 알려지지 않고 있는 요구안을 한국 측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미국 측은 그 대신 자신들의 '확장된 억지력'이라는 표현을 쓸 수 있다고 했다. 이에 한국 측은 "한국이 북한의 핵 위협이나 핵 공격에 처할 경우 미국이 자국을 공격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문구를 공동성명에 넣자고 했다. 그러나 핵우산 보장의 구체적인 표현에 대해 미국 측은 "핵 정책을 구체적인 표현으로 문서에 넣은 적이 없다"며 '확장된 억지력'개념을 풀어쓰는 데 끝내 반대했다. 그러면서 '한국 측이 언론에 구두로 이를 설명하는 것은 괜찮다'는 입장을 밝혔다. 날카로운 신경전 끝에 공동성명은 SCM 회담이 끝난 지 7시간 만인 20일 오후 9시에야 가까스로 발표될 수 있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워싱턴=김성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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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3 04:21 입력 / 2006.10.23 05:32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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