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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안보 라인, 북 핵실험 `코드 접근법` [중앙일보]

鶴山 徐 仁 2006. 10. 23. 11:08
20일 오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가 핵실험 계획이 없다"는 발언이 국내에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의 여러 부처는 균형감 있고 통일된 정보 분석을 신속하게 내놓지 못했다. 일부 부처의 '코드'로 덧씌운 정보만이 흘러나왔다. 이 와중에 여러 가지 보도가 쏟아져 나와 결과적으로 국민들은 큰 혼선을 겪었다. 그러나 본지는 "북한이 긍정적으로 변했다는 어떤 증거도 확보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리고 21일자 1면에 '외교안보 라인 대혼선'이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정보 당국, 베이징을 상대로 다각적인 취재에 나서 김 위원장이 중국 탕자쉬안 중국 국무위원에게 밝힌 내용이 기존의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던 결과였다. 이상언 기자
심각한 파장을 일으킨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할 계획이 없다"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에서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핵우산 전략지침을 하달했다"는 보도는 결국 과장됐거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외교안보 라인의 '코드 접근법'이 화근이었다. 북한 핵실험 이후의 상황 파악 과정에서 희망과 사실을 혼동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북 '추가 핵실험' 관련 발언 확인 않고 쏟아내
정부 일각 '계산된 실수'


'(북한은)추가 핵실험 계획 없다' '6자회담에 들어가면 곧바로 금융제재 풀어라'. 9일 북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지난 주말부터 북한의 입장이 대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추측성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로 북한을 방문한 탕자쉬안 국무위원에게 했다는 얘기를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전했다고 근거를 제시하면서다. 20일 시작된 이런 식의 보도는 22일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정부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한국 외교부는 냉담하다.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긍정적 메시지가 전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베이징 주재 한국대사관은 중국 정부로부터 20일과 21일 공식.비공식 브리핑을 받아 외교부에 보고했다. 이에 앞서 외교부는 20일 주중 한국대사관으로부터 구두보고를 받았지만 "뭔가 이상하다"고 보다 정확한 진상 파악을 요구했다. 문제는 초기의 정보 상황 파악 과정에서 혼선이 빚어졌고, 이 무렵부터 부정확한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탕자쉬안 위원과 20일 회담을 했던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1일 "북한의 6자회담 복귀와 같은 제안을 (탕 위원으로부터) 받은 게 없다"고 밝혔다. 2차 핵실험 계획 포기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다시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그들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2차 핵실험을 경고한 게 전부다. 일본 정부도 언론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이 재실험의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다.

당사자인 탕자쉬안은 "방문이 헛되지 않았다"는 말 외에는 추가적 발언을 삼가고 있다. 중국 외교부도 공식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들만 연일 북한의 변화를 강조하는 '장밋빛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특정 부처의 간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외교소식통들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의 본격적 이행을 앞두고 북한의 변화된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면 대북 제재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의도적 해석"이라고 분석했다.

이철희 기자

본지가 20일자 3면에 보도한 '핵우산 전략, 한미연합사령관이 짠다'는 기사는 합참 간부가 미국 측의 의사를 확대 해석해 나온 오보로 밝혀졌다. 한국 언론들은 이날 일제히 "한.미 양국의 합참의장이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핵우산 제공을 구체화하는 전략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안기석 합참 전략기획부장의 기자회견을 근거로 한 보도였다. 하지만 미 국방부 관계자는 21일 "이른 시일 내 벨 사령관이 한국에 돌아가 기자회견 등의 형식으로 이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언론이한국 측 인사의 발언만 믿은 게 잘못된 보도의 원인이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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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사령관에 핵우산 지침" 발표는 허위
합참 간부 '무지의 실수'


이상희 합참의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에 참석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와 미국의 핵우산 보장 문제를 타결하기 위해서였다. 안기석(해군 소장)합참 전략기획부장은 MCM이 끝난 뒤 워싱턴 셰러턴 호텔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상희 합참의장의 제안에 페이스 미 합참의장이 적극 동의해 회의 석상에서 버웰 벨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핵우산 보장을 구체화하라는) 전략지침이 내려졌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벨 사령관이 미국의 전술핵으로 북한의 핵을 억제하기 위한 작전계획을 보완하는 등의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도됐다. 안보 전문가들은 "한.미 이견이 해소되고 있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뒤 한 브리핑에서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공식 부인했다. 한국 군 당국의 발표가 허위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전문가들과 정치권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기가 막혀 했다.

파장이 확산되자 안 부장은 "전략지침이 내려간 게 아니라 한.미 군사위원회(MC)에서 연합사가 할 수 있는 대응조치를 마련하는 일을 의제로 다루기로 합의했다는 게 맞다"며 "당시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합참 고위 관계자도 "연합사령관에게 내려진 전략지침은 없다"며 "핵의 운영은 미국 국가 통치권자의 몫이지 야전사령관이 할 일이 전혀 아니다"고 밝혔다.

군 소식통은 MCM에서 이상희 의장이 핵우산을 구체화하도록 지침을 내리자는 제안에 페이스 의장이 고개를 끄덕였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전략지침은 양국 합참의장의 서명이 담긴 공식 문서로 내려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핵은 보유국인 미국의 고유하고도 독특한 권한"이라며 "한국과 미국이 지분을 나눠갖고 있는 연합사에 핵의 운용과 관련된 사안을 맡기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는 "결과적으로 미 국방부 차원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군사소식통은 "전작권 전환 과정에서의 안보 불안감을 해소했다는 인상을 주려는 군 당국의 욕심에서 나온 무리수"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김성탁 기자

2006.10.23 04:38 입력 / 2006.10.23 06:5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