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어떤 사랑 - 정호승

鶴山 徐 仁 2006. 10. 13. 10:02

    

    내가 너를 사랑했을 때
    너는 이미 숨져 있었고
    네가 나를 사랑했을 때
    나는 이미 숨져 있었다
 
    너의 일생이 단 한번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일이라면
    나는 언제나
    네 푸른 목숨의 하늘이 되고 싶었고
    너의 삶이 촛불이라면
    나는 너의 붉은 초가 되고 싶었다

    너와 나의 짧은 사랑
    짧은 노래 사이로
    마침내 죽음이
    삶의 모습으로 죽을 때
    나는 이미 너의 죽음이 되어 있었고
    너는 이미 나의 죽음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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