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하루쯤 머리 위에 하얗게 안개꽃을 꽂아 주십시오
바람에 밀려가는 안개의 거리에서
문득 나부끼는 유난히 흰 빨래 몇 점
깜박이는 아크릴 불빛이라도 만나면
내가 당신에게 보냈던 숱한 봉함엽서
귀퉁이 그 희미한 소인처럼
짝을 이루지 못한 우리 사랑을 생각하십시오
바람에 밀려가는 안개의 거리에서
문득 나부끼는 유난히 흰 빨래 몇 점
깜박이는 아크릴 불빛이라도 만나면
내가 당신에게 보냈던 숱한 봉함엽서
귀퉁이 그 희미한 소인처럼
짝을 이루지 못한 우리 사랑을 생각하십시오
잘 이해되지는 않더라도 견딜 만한 슬픔을 지닌 채로
저기, 당신은 잠들고 일하고 소중히 사랑하며 작은 방
철마다 커튼이라도 갈아주는 세심한 삶에 머무르십시오
우리, 우리는 멀리 가는 길만을 꿈꾸며 서 있을 수 없었기에
잘못든 길이라도 열심히 걸어가야 했습니다
햇살에 비끼는 저녁 유리창에 날아가는 새들의 그림자
하나, 둘 깃을 접을 때 당신은 아름다운 허기처럼 늘
내 몸 어딘가에 계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쳐 생각한 수천 번의 이별도 아직은 이별이 아닌 것처럼
부끄러워 홀로 돌아가는 길,
당신은 내쪽을 향해 계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이 땅에서 당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봉함엽서 2 - 백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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