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사진과 映像房 3296

[사진의 기억] 눈 오는 날의 기다림

중앙SUNDAY 오피니언 ​ [사진의 기억] 눈 오는 날의 기다림 ​ 중앙선데이 입력 2024.01.20 00:06 집 보는 아이, 전북 부안, 1977년 ⓒ김녕만 ​ 점점 눈발이 거세지는데 기척이 없다. 아무리 목을 빼고 기다려도 쉽사리 오시지 않는 엄마 대신 소리 없이 눈만 내리고 있다. 이 사진을 보면 시인 기형도의 ‘엄마 걱정’이란 시가 떠오른다.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엄마”를 기다리며 “찬밥처럼 빈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라고 했던 시인은 그 시절을 ‘유년의 윗목’이라고 회상했다. 집안에서도 털모자를 쓰고 완전무장을 해야 할 만큼 온기가 없는 집에서 오로지 엄마가 빨리 돌아오시기만 기다리는 ‘집 보는 아이’는 성에가 허옇게 얼어붙은 창밖으로 고요히 눈 오..

사진과 映像房 2024.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