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향기가 1000년의 사찰
휘감아 | |
붉게 타오르는 홍매화가 화엄사의 봄을 알립니다. 지리산 아랫마을 섬진강변의 매화와 산수유가 시들어갈 무렵이면 화엄사 홍매화는 달아오릅니다. 여인의 입술처럼 붉디붉은 홍매화의 향취에 취해 절정으로 치닫는 봄을 느낍니다. 홍매화 흐드러진 이곳은 1000년 고찰 화엄사 경내에서도 불교 설화의 신비가 가득한 각황전(覺皇殿ㆍ국보 제67호) 앞뜰입니다. 우리나라 최대 불전이자 현존하는 최대 목조건물인 각황전은 본래 장육전(丈六殿)이라 불렸습니다. 신라 의상대사께서 사방 돌벽에 화엄경을 새기고 장육황금입불상(丈六黃金立佛像)을 모셨던 곳입니다. 임진왜란 때 소실된 장육전은 숙종 때 중건됐습니다. 계파(桂波)선사가 백일기도를 드리며 중건 불사(佛事)를 발원했고, 화엄사에서 누룽지를 얻어먹던 거지노파가 연못에 몸을 던진 후 공주로 환생해 불사를 완성시켰다는 얘기가 전해옵니다. 환생한 공주는 화엄사 공양주 스님을 만난 후에야 꼭 쥐고 있던 한쪽 손을 폈다고 하는데 손바닥에 ‘장육전’이라 쓰여있었다고 합니다. 감격한 숙종께서 공주를 위해 중건 비용을 하사했고, 각황전이라는 이름을 사액했다고 합니다. 각황전 앞뜰의 홍매화는 계파선사께서 심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일명 ‘장육화’라고도 불립니다. 신심(信心) 가득한 설화와 홍매화 어우러진 봄이 마냥 아름답습니다. 사진=장국현 사진작가·글=정장열 주간조선 차장대우 (jrchung@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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