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식을 하루 앞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15일 오전 서울 염창동 당사 대표실에서 ‘마지막’ 최고중진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2년3개월간 당무를 함께 해온 최고위원들과 중진 의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는 동시에 임기 내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마무리하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피력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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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그동안 모두 고생 많았다… ‘사학법 재개정’ 마무리 못하고 물러나 아쉬워”
붉은 색 옷차림으로 회의 시작 시간에 맞춰 대표실에 들어선 박 대표는 참석자들을 향해 “그동안 여러분들이 많이 도와준 덕분에 이렇게 소임을 마치고 물러나게 됐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더불어 그는 “그동안 모두 참 애도 많이 쓰고 고생이 많았다”면서 참석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그러나 박 대표는 지난 연말 ‘장외투쟁’에서부터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도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되는 ‘사학법 재개정’ 문제에 대해서는 “7월이면 법이 시행되는데 끝까지 처리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물러나 굉장히 아쉽다”는 뜻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그는 “지금 이 문제를 원내에서 논의하고 있으니 이재오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꼭 이달 안으로 재개정을 이루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규택 “공정한 당 대표 경선 위해 '사퇴'… 사학법 재개정 못하면 국회 원 구성 없다”
이어 이규택 최고위원은 자신도 “최고위원직을 그만 두는 마지막 날”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이번 7.11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공정한 선거를 위해 박 대표와 함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위원은 이날 ‘사학법 재개정’ 문제와 관련해 “6월 임시국회 일정을 파기하고 하반기 국회 원 구성을 못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재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6.15통일대축전’ 참가 차 광주를 방문한 북한 안경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장을 즉각 추방시킬 것과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 시험 등과 관련, “이 같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그동안 우리 정부가 상호주의 입장을 취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퍼주기 지원’을 해왔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모든 대북지원을 재검토하고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이강두, 생체협회장 출마 위해 '사퇴'… “평당원 돌아가 국가-국민 위해 최선 다할 것”
이강두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위원은 “오늘 박 대표가 마지막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이규택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을 그만두는 상황에서 저 또한 생활체육협의회장 출마를 위해 최고위원직을 물러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최고위원으로서 박 대표를 모시고 여러 의원들과 함께 일한 점에 대해 나름의 자부심을 느끼나 국가와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 했냐는 질문에는 다시 한번 머리 숙여진다”면서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더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현재 공석 중인 국민생활체육협의회장 후보로 추천된 상태. 그러나 생활체육협의회(생체협)의 감독기관인 문화관광부는 앞서 14일 이 최고위원이 생체협회장 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상 ‘정치적 중립성’에 어긋난다며 재추천할 것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권을 염두에 둔 원희룡 “그동안 많은 분들께 불편… 너그럽게 이해해달라”
원희룡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전했다.
박 대표가 ‘대선일 1년6개월 전에 당권-대권을 분리한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대표직을 사퇴하는 것처럼 당내 잠재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그 역시도 대권 도전을 염두에 둔 것.
원 최고위원은 “그동안 부족한 점도 많았고 당의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제 본의와 달리 많은 분들께 불편을 끼쳤다”면서 “열정이 앞서 서투름이 있었던 것인 만큼 너그럽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인간적으로 앞으로 살아가면서 겸허한 자세로 다가가겠다”며 “이제 당 지도부의 일원은 아니지만 당을 사랑하고 수권 정당, 대한민국 운영의 중심 세력으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새 대표 오셨네” 환영 인사에 김영선 “아직 아닌데…” 웃음
한편 이날 회의에서 앞서 이규택, 이강두 최고위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은 원희룡 최고위원의 최고위원적 사퇴로 박 대표 이임 이후 오는 7.11전당대회까지 24일간 당 대표직을 맡게 된 김영선 최고위원에 대해 “새 대표 오셨네” “대표님 축하합니다”고 인사말을 건넸으며 김 최고위원은 “아직 아닌데…” 하면서도 웃음띤 얼굴로 이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또 이날 사퇴 의사를 밝힌 원희룡 최고위원이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로 ‘사퇴의 변’을 마치자 일부 참석자의 경우 “난 사랑하지 않았는데…” 하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한나라당 창당 이후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임기를 마친 박 대표에 대해 따뜻한 축하의 말을 건넸다”고 이계진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표의 당 대표직 이임식은 16일 오전 10시30분 염창동 당사 앞 마당에서 ‘조촐하게’ 치러질 예정. 향후 계획과 관련, 박 대표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국회의원으로의 할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앞서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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