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어리석고 배우지 않으면 교만심만 늘고
미련한 마음 닦지 않으면 아인상(我人相)만 자란다
빈 속에 마음만 높으니 굶주린 호랑이 같고
지식없이 방탕함은 미친 원숭이 같네
삿된 말 나쁜 소리는 곧잘 들어도
성현들의 가르침은 듣지 않는구나
좋은 일에 인연 없으니 누가 인도하랴
나쁜 세상 헤매면서 괴로워할 수 밖에,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입지 말라.
밭 갈고 씨 뿌려서 입을 때까지 소와 사람의 고생은
물론 온갖 곤충들이 죽고 상하는 일이 한량없다.
남을 수고롭게 하여 내 몸을 이롭게 하는것도 옳지 않은데
어찌 다른 생명을 죽여서까지 내가 살려고 하는가?
좋은 옷과 맛있는 음식은 사실 빚만 지는 것이다
해진 옷을 입고 나물밥을 먹으면 은혜를 줄이고 음덕을 쌓는다
금생에 마음을 밝히지 못하면
한 방울의 물도 순하게 삼키지 않아야 한다.
[심공]
풀뿌리 나무 열매로 허기를 달래고
송락과 풀잎으로 몸을 가리네
나는 학과 흰 구름으로 벗을 삼아
높은 산 깊은 골에서 남은 세월 보낸다
삼악도의 고통 가운데 탐욕이 첫째요,
여섯가지 수행가운데 보시가 으뜸이다.
인색하고 탐내는 것은 선한 길을 막게 되고
자비로 보시하면 악한 길을 막아 준다.
만일 가난한 사람이 구걸하거든
비록 어려운 처지라 하더라도 인색하지 말라.
올때도 빈 손으로 왔고 갈때도 빈 손으로 가는것 아니냐?
내 재물도 아끼는 마음이 없어야 하는데
남의 물건에 어찌 마음을 두리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고
오직 자기가 지은 업만이 몸을 따를 것이다.
삼일 닦은 마음은 천년의 보배요,
백년동안 탐낸 물건은 하루 아침 티끌이다.
[끽다거]
삼악도의 괴로움은 어째서 생겼는가
오랜 세월 익혀온 애욕 탓이다
부처님의 가사와 발우 이대로 만족한데
무엇하러 쌓고 모아서 무명만 기르는가.
몸을 경솔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산란한 마음이 가라 앉아
선정(禪定)을 이루고,
말이 적으면 어리석음을 돌이켜 지혜를 이룬다.
참다운 것은 말을 떠난 것이고 진리는 흔들림이 없다.
입은 모든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니 반드시 엄하게 지켜야 하고
몸은 재앙의 근본이니 경솔하게 행동하지 말라.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기 쉽고
가벼이 날뛰는 짐승은 화살에 맞을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설산에 6년동안 앉아 움직이지 않으셨고
달마 선사께서는 소림굴에서 9년이나 침묵을 지켰다.
후세에 참선하는 이들은 어찌 이 일을 본받지 않는가?
[고고하게 사시는]
몸과 마음 선정에 들어 흔들림 없고
토굴속에 홀로 앉아 오가지 말라
고요하고 고요하여 흔들림 없으면
내 마음안의 부처를 보고 귀의하리라.
좋은 벗과 친하고 나쁜 친구를 멀리하라.
새가 앉을때는 숲을 가려 앉듯이
사람도 배우려면 스승을 잘 가려야 한다.
좋은 숲을 찾으면 편히 쉴 수 있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면 학문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좋은 벗은 부처처럼 섬기고
나쁜 벗은 원수처럼 멀리해야 한다.
학은 까마귀와 벗할 생각이 없는데
붕새인들 어찌 뱁새와 짝하겠는가?
소나무 사이에서 자라는 칡덩굴은 천 길이라도 뻗어가지만
잡풀 가운데 선 나무는 석 자를 넘을 수 없다.
어리석은 소인배 무리를 멀리하고
뜻이 크고 높은 사람을 항상 가까이
하라.
[그곳에 달려있는 풍경은]
항상 좋은 벗을 사귀어
마음속 가시덤불 베어 버려라
가시덤불 걷히어 앞길이 트이면
걸음마다 그 자리가 조사의 뚫린 관문이다.
삼경(三更)이 아니면 잠자지 말라.
끝없는 오랜 세월을 두고 수도를 방해하는 것은
졸음보다 더한 것이 없다.
의심을 일으켜 흐리게 하지 말고
하루종일 맑은 정신으로 찬찬히 마음을 살펴 보아라.
한 평생을 헛되이 보낸다면 돌이킬 수 없는 한이 따를 것이다.
덧없는 세월은 한 순간과 같으니
하루하루가 놀라움과 두려움 뿐이요,
목숨은 잠깐이라 한시라도 보증할 수 없다.
조사의 관문을 뚫지 못했다면 어찌 편히 잠잘 수 있겠는가?
[모든것이 나를 중심으로]
졸음의 뱀이 구름에 갇혀 마음 달 흐리고
도 닦는 이. 이곳와서 길 잃고 헤매네
이 속에서 보배의 칼날 높이 빼들면
구름은 흩어지고 마음 달 밝으리.
잘난 체하며 뻐기거나 남을 업신여기지 말라.
어진 행동을 닦는 데는 겸양이 근본이요,
벗을 사귀는 데는 공경과 믿음이 첫째다.
잘난 체하는 마음이 높아지면
삼악도의 고해(苦海)는 더욱 깊어진다.
밖으로 나타나는 위엄은 존귀한 듯하나
안은 텅 비어 마치 썩은 과일과 같다.
그러므로 벼슬이 높아질수록 마음은 낮게 가지고,
도가 높아질수록 마음은 겸손해야 한다.
남과 나를 구별하는 마음이 없어지는 곳에
도는 저절로 이루어지며,
마음이 겸손한 사람에게는 온갖 복이 찾아온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교만한 마음속에 지혜 묻히고
남과 나 구별하는 곳에 번뇌 자란다
잘난체 하다 배우지 않고 늙어지면
병석에 누워 한탄해도 아무 소용없네.
재물이나 여색은 바른 생각으로 대하라.
몸을 해치는 것은 여색보다 더한것이 없고,
도를 잃게 하는것은 재물보다 더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계율을 제정하여
재물과 여색을 이렇게 엄금하셨다
"여자를 보거든 호랑이나 독사처럼 여기고
금이나 옥을 대하거든 나무나 돌같이 보라."
비록 어두운 방에 혼자 있더라도 큰 손님을 대하듯이 하고
남이 볼때나 안 볼때나 겉과 속을 다르게 하지 말라.
마음이 깨끗하면 선신(善神)이 수호하고
여색을 그리워하면 천신(天神)들이 용서하지 않는다.
선신이 수호하면 비록 험난한 곳에 처해도 어려움이 없게 되고
천신이 용서하지 않으면 편안한 곳이라 해도 불안이 따른다.
[마음 한 자리]
탐욕을 부리면 염라대왕이 지옥으로 인도하고
깨끗한 행실은 아미타불이 연화대로 모셔 간다
쇠고랑 차고 지옥에 가면 고통이 천 가지.
배 타고 연화대에 가면 기쁨이 만 가지다.
[나옹선사의
시]
남과 나를 위해 하는 일 비록 착하다 해도
이 모두 생사에 윤회하는 씨앗이 되니
솔바람 불어 오는 칡덩쿨 달빛 아래서
번뇌가 없는 조사선(組師禪)을 닦으라.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라.
마음에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잘한일이 없는데도 칭찬받는것을
참으로 부끄러운 일로 여겨라.
허물이 있어 비방을 받는것을 진실로 기뻐하라.
기뻐 한다면 잘못을 고치게 되고
부끄러워 한다면 도 닦는데 채찍이 될 것이다
남을 험담하면 결국은 자신의 허물로 되돌아 온다
만약 남을 해치고자 하는 말을 듣거든
부모를 헐뜯는 소리와 같이 여겨라
오늘 아침에는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만
다른 날에는 나의 허물을 말할 것이다
모든일이 다 허망한데 비방받고 칭찬받는것을
어찌 걱정하고 기뻐할 것인가?
[심우..心牛]
[견우..見牛]
[득우..得牛]
[기우귀가]
[입전수수]
[반본환원]
[인우구망..人牛俱忘]
종일토록 남의 잘잘못을 따지다가
밤이면 정신없이 잠에 빠지다니
이 같은 출가는 한낱 빚만 질 뿐
심게(心戒)를 벗어나기 분명 어려우리.
마음에 미워하고 사랑하는 분별이 없다면,
어찌 이 몸에 괴로움과 즐거움의 성쇠(盛衰)가 있으랴.
평등한 성품에는 나와 남이 없고
큰 거울 앞에서는 멀고 가까움이 없다
삼악도에 드나드는 것은 미워하고
사랑하는 것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요
육도(六道)에 오르내리는 것은
가깝고 멀리하는 입에 묶였기 때문이다
마음이 평등하면 가져야 할 것도 버려야 할 것도 없으니,
가져야 할 것도 버려야 할 것도 없다면 생사가 어디 있겠는가?
사람으로 태어나는 것은 눈 먼 거북이가 망망대해에서
구멍 뚫린 나무토막을 만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일생이 얼마나 된다고 닦지 않고 게으름만 피우는가?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어렵지만
불법을 만나기는 더욱 어려운 일이다
금생에 놓쳐버리면 만겁을 지나고 다시 만나기 어렵다
이 열가지의 계법(戒法)을 굳게 지켜
부지런히 닦아서 물러나지 않고
속히 정각(正覺)을 이루어라.
그대는 아는가?
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역대의 조사들이 나와 같은 범부였음을,
그들이 장부라면 나 역시 장부다
단지 하지 않아서일 뿐,
할 수 없어서 그런것이 아니다. 옛 사람은 이렇게 말했다.
"도가 사람을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스스로 도를 멀리한다."
또 이렇게 말했다
"내가 착하려고 하면 착한것이 찾아 온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만약 신심(信心)만 물러서지 않는다면
누군들 성품을 깨쳐 성불하지 못하겠는가?
이제 삼보(三寶)를 모시고 낱낱이 그대에게 경계했으니
잘못인 줄 알면서도 일부러 범한다면
산채로 지옥에 빠질것이니 어찌 삼가지 않겠는가?
옥토끼(달) 뜨고 지며 늙음을 재촉하고
금까마귀(해) 들락거리며 세월을 재촉한다
명예와 재물은 아침이슬이요
괴롭고 영화로운 일 저녁연기다.
그대에게 간절히 도 닦기 권하나니
하루 속히 부처되어 중생을 제도하라
금생에 나의 말 듣지 않는다면
후세에 반드시 한탄하리라.
혜안스님은,
'중은 모름지기 세가지 기본적인 일, 즉 염불, 참선, 법문만 아니라 생산적인 일 한 가지씩은
꼭 해야 한다.' 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끌과 망치를 잡고 서각수행을 한 지 어언 20여년.
서각과 선(禪) 판화에 구도를 실으시고 계시다
'불교서각은 부처님의 진리를 새기는 행위로 곧 수행의 방편이며
만들어진 작품들은 또 다른 포교의 방편이 되는 것입니다
칼 끝에 온 정신을 집중하면 어느 사이 세상이 텅 비어 버린 듯 시간을 잊고 나를 잊어 버립니다.
내가 나무가 되고 나무가 내가 되어 버립니다.'
그저 좋아 이리 담아 봅니다..
머무르시다 가시는 마음에 귀한 울림 하나라도 담아 가시었음 합니다
[牛.. 공부] 해석 깊이 놓아 주시는 분 계심 감사히 받잡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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