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속의 장미/鶴山 徐 仁
빗물에 씻기워지는 장미 꽃처럼
사랑의 정열을 맘 껏 바치고싶은 데
내리는 빗물이 불타는 내 마음을 아는지
내 마음의 아픔을 알고 저는 알고 있는냥
내리고 또 내리고 있습니다.
빗물에 젖는다고 씻겨 내리지도 않을 것을
부딫치며 사라지는 저 빗물도 알고 있을 터
빗물도 빨갛게 타고 있는 장미의 마음을 알기에
와서 달래고 또 위로해 주고 싶은 가 봅니다.
사랑의 갈증을 저라서 채워 주려나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 속에 버텨 온 가슴을
쉽게 송두리 째 채울 수는 없을 겁니다.
무엇이 그리도 바빴기에 사랑의 허전함도
뒤로 하며 살아 왔는지 이제야 생각을 한다니
긴 세월 가는 동안 사랑의 허상만을 그리며
찾아서 먼 길을 헤매였나 봅니다.
사랑을 가슴으로, 마음으로만 불 태우며
지나친 세월을 지금에서야 빗물로 씻기웁니다.
내리는 빗물이 곧 그치고 나면
따스한 봄 햇살 속에서 새 단장한 장미의
성숙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을 겁니다.
가슴 속 깊은 곳으로 부터 타 오르는 불 꽃이
사랑의 메시지로 기다린 님의 마음을 열고
깊은 골짜기 까지 찾아 오시게
밝은 빛으로 인도 하고 싶습니다.
이 비가 그치고 따스한 봄 햇살이 비치면
정녕 장미의 참 모습을 반겨줄 그 님이 찾아 와
오래도록 지치며 기다린 세월이 덧없이 지나 온
의미 없는 시간이 아니었음을 일 깨워 줄
그 님을 빗물에 씻기는 장미는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