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막차를 탄 사랑

鶴山 徐 仁 2006. 4. 19. 17:22

막차를 탄 사랑
   유현주/
막차를 탔다고 생각한다
아직 많이 남아 있을 시간이지만
내게 있어 이 사랑은
다시 올 수 없는 유일임을 단언한다
기차가 오고 가듯
한 사랑이 가면 다른 사랑이 오고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의 시작이라지만
내 사는 동안에야 당치 않은 일
내게 사랑은
흩어지는 민들레 흰 날개여서는 안 되고
한 순간 피어올라
어느 순간 돌아보매 시들어진
꽃병의 장미일 수도 없다.
목적이 없고 충실히 열중하지 못한다면
사랑하는 순간에도 진실일 수 없음이라
원함에 인위적으로 급조되는 것은
사랑의 이름에서 배제되어야 한다.
이름을 규정지을 수는 없으나
내가 탄 막차가 떠나고 나면
기억의 편린들이 저희끼리 위로하며
내 떠난 길을 지키겠지만
백조를 하차시킨 후에는
다시는 이 길로 올아오지 않으리라.
.
출처 : 안개꽃화원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