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外이사 권한 확대 등 지배구조 개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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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고민에 빠졌다. 6일 검찰의 ‘정몽구 회장 부자(父子) 소환 방침’으로까지 사태가 확대된 탓이다. 그렇다고 가만히 주저앉아
있는 것은 아니다. 은밀히 각계에 ‘대규모 기금 헌납을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흘리며 정세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러나 고위 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어떻게 피해갈 수 있겠느냐”면서
‘규모와 방식,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사회 헌납·지배구조 개선 검토”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6일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글로비스 등 최근 문제가 된 계열사의 대주주 지분을 매각, 이 중 상당액을 사회에
헌납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검찰이 찾아낸 현대차그룹 비자금은 글로비스 비밀 금고에서 발견한 80억원, 이주은 글로비스 사장의 구속영장에 기재된 69억원
등이다. 검찰 안팎에선 비자금 합계가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몽구 회장과 아들 정의선 사장은 개인적으로 회사를 설립한 다음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을 동원해 물류·부품 납품 등을 몰아주는 방식으로 손쉽게
회사를 키워 막대한 이익을 거뒀다.
지난 2001년 설립된 글로비스의 경우 정 회장 부자가 투자한 금액은 50억원이지만 지난 4년간 파격적인 배당과 노르웨이의 물류업체
빌헬름센사에 지분 일부를 매각해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냈다. 이어 작년 말 글로비스를 증시에 상장하면서 정 회장 부자는 1조원이 넘는 평가
차익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의 사회기금 규모는 1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또 그룹 지배구조 개선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 간 내부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외이사 권한을
확대하고 ‘내부거래 심사기구’의 설치도 검토 중이다.
◆정몽구 회장 예정대로 귀국할까?
현대차그룹은 소환 얘기가 전해진 6일 “정 회장이 8~9일에 귀국할 것”이라는 종전 입장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정 회장이 해외에서 장기
체류하는 방식으로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의 출국과 정의선 사장에 대한 검찰 소환이
임박함에 따라 당분간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 등 계열사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경영할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검찰 수사가 시작된 지난주부터 생산·판매 등 현대·기아차의 기본 업무를 챙기면서 중요 사안은 전화·이메일을 통해 정몽구
회장에게 보고하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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