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文學산책 마당

[스크랩] 저녁 기도 ...

鶴山 徐 仁 2006. 2. 8. 14:01



조용하거라, 공포여, 고통이여
곧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다


눈만 감고 가만히 있으면
너는 반드시 가루가 되어 부서질 터이니
기다리거라, 분노여, 불안이여


세계가 끝났다고 네가 생각하는 날
참으로 끝나는 것은 다만 너의
작디작은 심장의 움직임뿐일 것이니

나를 떠나거라, 애정이여, 동정이여
네가 집착한 온갖 대상은
손가락으로 흘러 떨어지는 모래보다

더 순간만의 것이고 더 무(無)인 것이니
잠자자, 내 감각, 내 피부......

우주의, 신의, 사람들의 고통을
인공적으로라도 덜 느낄 수 있도록!

 

- 전혜린, 詩 <저녁 기도>


 

 

don bennechi - Message of love

출처 : 오랜친구의 행복이야기
글쓴이 : 희나리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