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비교. 통계자료

美 "남학생들이여! 고개를 들라"

鶴山 徐 仁 2006. 1. 24. 10:59
학력 여학생에 크게 떨어져… 국가 비상
고교중퇴 80%가 남자… 아예 경쟁 포기
로라 부시 “30년간 여학생만 너무 챙겨”

“남학생들이여, 깨어나라” 미국 남학생들의 학습 능력이 여학생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교육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로라 부시 대통령 영부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30여년 동안 여자 아이들에게 너무 과도한 관심을 가졌던 것 같다”면서 “이제는 사내아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며 대응책을 촉구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 일간지 워싱턴타임스는 22일 “미국이 30년 전만 해도 여학생들의 능력 향상이 국가적 과제였으나, 지금은 남학생의 학업능력 향상이 국가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문제를 심층 보도했다.



심각성은 통계에서 드러난다. 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30년 전까지만 해도 남학생이 58%에 달했으나, 이제는 44%에 불과하다. 또 지난 2002년 대학 재학생 숫자는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220만여명 많다. 지난 79년 남녀 학생 숫자가 역전된 이후 한 번도 뒤바뀐 적이 없다.

미 교육부 조사 결과 남녀 학생의 격차는 현저하다. 고교 중퇴생의 80%가 남학생이며,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평균 1년~1년 반 정도 읽기·쓰기가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중력이 크게 떨어지는 아이들이 주로 겪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환자의 80%가 남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학생의 학습 능력 차이가 크다 보니 일부 학교는 남녀를 구분해 반 편성을 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뉴스위크는 콜로라도 론칼리 중학교가 지난 가을 학기에 남학생·여학생·남녀 공학 등 세 종류의 학급을 편성했다고 보도했다. 시험 결과 여학생반이 가장 우수했고, 남학생반이 그 뒤를 이었다. 남녀공학반은 가장 저조했다. 학교측은 “남학생이 여학생 앞에서 부끄러움을 타는 경우가 많고 여학생에게 지는 걸 수치스럽게 생각해 아예 경쟁을 포기하기 때문에 학습 능력이 저조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 남녀 학생을 따로 편성해 수업하는 학교가 200여곳에 달한다.


심리학자들은 “어린 남학생들에게 조용히 앉아 있으라는 것은 생각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면서 “현재의 수업 방식이 여학생 위주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들에 비해 조용히 앉아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지만 남학생들은 움직이는 걸 자연스럽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학교에서는 남학생들의 의자에 바퀴를 달아 교실을 자유롭게 오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춘기 사내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존경할 수 있는 아버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가정의 이혼율이 40%를 넘어서면서 아버지 없는 남학생 비율이 늘어나 교육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자라나는 사춘기 소년들에게 아버지가 없는 것은 지도 없는 탐험가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최우석 특파원 wschoi@chosun.com
입력 : 2006.01.23 19:05 56' / 수정 : 2006.01.23 19:0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