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유럽 교회의 붕괴 현상에는 나라마다 또는 분석하기에 따라, 다양하고 복잡한 이유들이 있다. 그러나 큰 흐름에서 보면, ‘신앙 본질의 변질과 획일적 기독교 문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도 유럽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변할 수 있다면 ‘진리’가 아니다
현 유럽 교회 침체의 영적 원인은 ‘성경 중심 신학의 변질’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올바른 신학으로 신앙을 세워가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흥호 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는 “독일에서 파급된 자유주의 신학이 정통 신학을 위협하고 있다”며 “평신도의 신앙을 북돋아 줄 신학이 변질돼 큰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럽에서 보수적인 신앙을 지키는 성도들은 ‘성경에 있는 그대로 전해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일부에서는 신학과 신앙이 별개라지만, 변질된 신학은 변질된 목회자를 양성하고 결국 평신도의 신앙에 영향을 끼친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무엇보다 신학교가 건강해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 교수는 ‘기도∙말씀 중심의 한국 교회역시 아직은 비교적 강건하지만, 이를 잘 지키지 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트리니티 신학대의 저명한 신약학자 D.A. 칼슨의 주장을 인용, “한국 교회도 낙관할 수만은 없다”며 “서구에서 자유주의 신학을 배워 온 사람들이 한국교회에 영향을 끼친다면, (정통성 유지를)장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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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기독교 신앙의 중심은 ‘고난’인데, 핍박을 이기려는 신앙은 점점 사라진다”며 “이러한 약한 신앙이 유럽 기독교의 쇠퇴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다음 세대를 위해 계획을 잘 세우지 않으면 이것이 10년 후 우리의 모습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딱딱한 갑옷을 벗어라
교회의 쇠락을 막기 위해, ‘신앙의 본질은 고수하되, 예배의 형식이나 기독교 문화에 대해서는 열린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영제 회장은 ‘유럽(특히 영국)의 획일화된 기독교 문화’를 교회 쇠퇴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다양한 종이 있을수록 건강한 생태계”라며 “기독교 안에도 다양한 교회가 존재해야 건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의 체질이 같으면, 특정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급속히 확산된다”며 “교회도 너무 획일적이면 어떤 한 가지 문제로 다 같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이러한 다양성의 수용은 그동안 많은 문제가 되어 왔던 종교 다원주의나 포스트모더니즘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정흥호 교수도 “contents(내용)가 변하지 않으면 form(형식)은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며 “예배 스타일은 시대나 문화권에 따라 적절히 변화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정종현 교회성장연구소 실장은 “예배 개혁이 일어난 교회에는 여전히 사람이 모인다”며 “교회 구조가 지나치게 목회자 중심이거나 예배가 경직된 교회는 쇠퇴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미래의 교회는 성도에게 의미있는 영적 체험을 제공하거나 사회적 역할을 담당하는 교회로 수렴될 것”이라며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성령의 역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