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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딱하다" 김태길 학술원 회장 참여정부에 고언

鶴山 徐 仁 2005. 11. 11. 08:37
남북이 분단된 상황서 이데올로기 갈등 시달려
"현 정권은 이데올로기 갈등에 시달리고 있다. 남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원로철학자인 김태길(85.사진)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이 10일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이 주최한 '정치윤리와 성숙한 사회' 토론마당에서 "지금까지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도 이데올로기 선은 넘지 않았다"며 현 정권을 '딱하다'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좌우 갈등이 심한데 (현 정권은) 나이나 세상 경력으로는 '애기들'"이라며 "나무라기보다는 같이 갈 사람으로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기 정당에 유리하게 헌법을 고치려 하고, 헌법에 밝혀져 있는 자유민주주의까지 흔드는 것은 두고만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날 발언은 김 회장이 '정치인이 정도(正道)를 걷기 어려운 까닭'이라는 주제를 발제한 뒤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김 회장은 "정치인들이 정도를 밟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은 그들이 가진 애국심을 능가하는 집단적 이기심 내지 개인적 이기심 때문"이라며 "소아(小我)를 넘어서서 큰 우리, 즉 대아(大我)로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에 대한 사랑이나 정당애(政黨愛)를 나무랄 생각은 없다"며 "그러나 이해득실을 계산할 때 단기적 안목을 버리고 장기적 안목의 잣대를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살이의 인과관계는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지혜로운 사람들은 노후의 영욕(榮辱)을 내다볼 뿐만 아니라 자손들에게 미칠 영향까지도 신중하게 계산한다"고 조언했다.

김 회장은 "해방 후 우리는 여러 대통령과 장관들, 그리고 여러 국회의원을 경험한 바 있다"며 "이들의 일거수 일투족은 자신에게 영욕의 희비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많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역사 속에 담긴 교훈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에 따라 우리의 장래가 좌우될 것"이라며 "역사를 만든 것은 정치인들만의 책임이 아니며 역사의 교훈을 살리는 문제 또한 국민 전체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나라의 주인은 결국 정권이 아니라 우리 국민 전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철학과 교수를 지낸 김 회장은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 상임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공자 등 유교와 관련된 저서와 논문 등을 집필해 왔다. 그는 지난해부터 학술원 회장을 맡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는 정치인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이한구 성균관대 교수는 "플라톤은 정치가가 되려면 특수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며 "인기투표하듯, (정치인 등을) 뽑아놓고 비판하기보다 처음부터 자격심사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임기 중이라도 소환해 자격을 박탈하는 '리콜제도'의 법제화도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명현 서울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가이익보다 정파이익이 우선돼 정치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미국은 정당에 관계없이 사안에 따라 판단하는 크로스 보팅(cross voting)이 이뤄져 소수당이 돼도 국정운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박이문 연세대 특별교수는 "정치가는 인격을 갖추고 소신과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자질론을 제시했다.

토론에 앞서 트위스트김 등 6명은 '국민 밥상 외면한 정치인들'이라는 내용의 정치 풍자 콩트극을 공연하기도 했다.

백일현 기자 <keysme@joongang.co.kr>  
  2005.11.11 04:48 입력 / 2005.11.11 05:05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