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Free Opinion

노인의 신세

鶴山 徐 仁 2005. 11. 6. 20:26

노인의 신세

 

2005.11.05

세계의 모든 문명한 나라에서는 65세가 정년이다. 정년의 금을 긋지 않는 직업이나 직종이 없는 바는 아니지만 65세만 되면 사회가 보장하는 안전망 속에서 사람답게 노년을 보낼 수 있는 곳을 선진국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못하다. 여생을 즐기기는커녕 노인들은 살기가 매우 고달프다. 보험제도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것만 가지고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60세에 은퇴한 많은 사람들이 70이 되기까지 10년은 더 일을 해야 입에 풀칠이라도 할 수 있는 형편이라고 한다. 그러니 70이 다 된 노인들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비록 그것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주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나설 수 밖에 없다. 교사로 또는 공무원으로 정년을 퇴직을 한 사람들도 한국에서는 그런 신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은 서글픈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프랑스나 미국 같은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 노인의 처지는 비참하다고 하겠다. 한국의 노인들을 더욱 슬프게 하는 것은 젊었을 적에 모든 돈과 시간과 정력을 아이들 교육을 위해 몽땅 쏟아 부었는데 오늘 젊은이들 사이에 효(孝)라는 것은 대단치 않은 가치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늙으면 죽어야해”라는 속담이 요새처럼 절실한 때는 일찍이 없었던 것 같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