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노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라"

鶴山 徐 仁 2005. 10. 29. 11:07
"노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라"… 레임덕 조짐
“청와대 말 함부로해 민심잃어” 與의원들 분노
임기 절반이나 남아… 盧대통령 스스로 자초
조기 수습 안되면 국정 표류… 分黨 가능성도
신정록기자 jrshin@chosun.com
입력 : 2005.10.28 18:44 47' / 수정 : 2005.10.29 01:14 04'

28일 열린우리당 의원·중앙위원 연석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당심(黨心)의 요체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청와대가 더 이상 당의 일에 간섭하지 말라는 것이다. 연정(聯政) 같은 정치 고민은 하지 말고 정책이나 잘 챙기라는 얘기다. 한 마디로 임기 2년4개월이 남은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 떼라’는 충격적 주문이다. 노 대통령이 4·30 재·보선 직후 말했던 “이런 상황으로 가면 식물 대통령이 될지도…”라는 언급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역대 대통령들이 레임덕에 빠진 시기보다 훨씬 빠르고 심각한 편이다. 노태우 대통령 때 김영삼 당시 민자당 대표가 내각제 합의각서를 폐기한 이후 시작된 레임덕 상황은 임기를 1년여 남긴 시점이었다.

김영삼 대통령의 레임덕도 임기를 1년 정도 남긴 1997년 초 노동법사태 이후였다. 이는 금융관계법 국회 통과를 지연시켰고, IMF 초래의 한 이유로 후에 거론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 때인 2000년 12월 정동영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이 권노갑 최고위원의 사퇴를 촉구했던 상황과 비슷한 측면이 있기는 하다.

특히 시기적으로 정확히 일치한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는 측근을 겨냥한 우회 타깃이 아니라 대통령이 직접 타깃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만약 청와대측이 이번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고 정말 레임덕 상황으로 빠진다면 노 대통령은 내년 개헌, 그 이후의 차기 대선 후보 경선 상황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노 대통령 지지세력 중심으로 형성됐던 당내 구심점이 급격히 와해되면서 당내 세력간 갈등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

분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청와대의 정책 집행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물론이다.

경남대 심지연 교수와 경희대 유현석 교수는 “대통령의 레임덕이 가시화될 것 같다”는 전망을 했다. 심 교수는 “연정 등 최근 대통령의 발언이 당의 지지도를 떨어트리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집권 초기부터 레임덕 조짐이 보였는데 이를 탄핵 등 몇가지 정치 이벤트로 넘어온 것 아니냐”고 했다. 목포대 김영태 교수는 “레임덕이 될지 안될지는 두고 봐야 된다. 임기가 많이 남아 있다”며 “청와대가 미리 자기 반성과 비전을 제시했다면 이런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측도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지 않는 것 같다. 제대로 수습하지 못하면 ‘상황적 레임덕’을 넘어 ‘구조적 레임덕’으로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청와대측은 이번 사태가 노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 자체를 문제삼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끊임없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대통령과 이를 완충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키는 참모들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번 사태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청와대의 고민은 깊다. 청와대측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