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鶴山 徐 仁 2005. 10. 25. 22:42

코드가 맞는 사람들끼리

 

2005.10.25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의 고향을 묻는 일이 없고 학벌을 따지는 일이 없다. 그것은 내 몸에 베인 처세의 원칙이기도 하다. 나도 두고 온 고향이 있고 나에게도 출신 학교가 있다. 인맥이니 인정을 소홀히 하기 때문이 아니라 상대방의 고향을 물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학벌을 알았기 때문에 혹시라도 내 마음에 크나 작으나 편견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신념 때문이다. 평안도 사투리를 쓰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연세대 출신과 마주치면 흐뭇한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 사람을 만나고 사귀는데 편견을 바탕으로 출발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새 정권을 담당한 자들 중에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만 골라서 함께 권력을 공유하는 반면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믿어지는 사람들은 일체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한다는 그 무서운 편견이 조국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믿는다. 왕조시대에는 그것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군사독재 하에서도 그럴 수 있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의 수준이 이만한 오늘 “코드인사”는 분란의 씨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신문이 오늘의 한국 정치를 평하며 “노대통령 인맥 전성시대”라고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파벌주의가 아니고 무엇인가. 노 씨와 사시 동기(17회)가 법원, 헌법재판소, 검찰의 요직을 휩쓸고 있다는 소식에 소외된 사람들의 불만은 얼마나 클 것인가.

김동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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