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선친인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이 흉탄에 맞아 숨을 거둔 날이 1979년 10월26일로, 공교롭게도 이번 재선거일과 날짜가 겹치기 때문. 특히 열린우리당 이강철(李康哲) 후보와 한나라당 유승민(劉承旼) 후보가 이른바 '노-박(노대통령-박근혜) 대리전'을 펼치며 접전을 거듭하고 있는 대구 동을 지역에서 '26일'의 의미를 둘러싼 신경전이 치열하다. 한나라당은 어느 때보다 여건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텃밭' 대구의 수성을 위해 박 대표에게 26일이 갖는 가슴아픈 의미를 홍보하며 동정어린 막판 표심을 자극하고 나설 태세인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러한 동정론이 먹혀들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한 모습이다. 박 대표로서도 가장 가슴아픈 기억이 공개적으로 거론되는 것이 달가울 리 없지만, 전날인 24일 울산에서 지원 유세를 마치고 늦은밤 대구로 달려가 아침부터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대구 시민들의 지지를 호소해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에서 '가릴 것'이 없다는 것. 게다가 이미 지난 9월 숙명여대 특강에서 "내달 26일 재.보선이 치러지는 날은 아버지가 흉탄에 돌아가신 날이기도 하다"며 이번 재선거를 맞는 남다른 소회를 밝힌 바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 박 대표가 유세에서 직접적으로 선친의 기일을 거론하기 보다 기존의 '정권심판론'을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조직세를 이용한 구전홍보를 통해 '26일에 박 대표의 눈에서 2번 눈물을 흘리게 할 수 없다'는 동정론 형성에 주력한다는 방침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대구 상황이 매우 안 좋다"면서 "이제 기댈 것은 '박 대표 눈에서 2번 눈물나게 할 수는 없다'는 동정론에 호소하는 것 밖에 없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재선거일과 박 전 대통령 기일이 겹친 것에 대해 "하필이면 26일이냐"며 난색을 표했다. 열린우리당 측은 박 전 대통령의 기일을 거론하는 것은 '유신향수'에 호소하는 구태 정치의 전형이라고 비판하면서도, 이로 인한 동정론이 박 대표 특유의 대중적 인기와 맞물려 뒷심을 발휘할 것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회창(李會昌) 한나라당 전 총재 측도 대구 동을 재선거 결과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3일 대구를 찾아 측근인 유 후보의 격려 방문에 나섰던 이 전 총재로서도 이번 선거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정치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 한나라당 관계자는 "현재 대구는 비례대표를 그만두고 출마한 유 후보 뿐 아니라 박 대표와 이 전 총재, 한나라당의 명운이 걸려있는 지역"이라며 막판 대구 총력 지원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
2005.10.25 10:46 입력 / 2005.10.25 13:11 수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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