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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對野 초강경 대응 배경과 전망

鶴山 徐 仁 2005. 10. 19. 00:25
서울=연합뉴스
입력 : 2005.10.18 16:53 51'


▲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18일 오전 염창동 당사기자실에서 가진 대국민 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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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18일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 대표의 참여정부 정체성 공격에 맞서 한나라당을 ’냉전수구 독재세력’으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참여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여러차례 불거졌던 여야의 정체성 공방에 청와대가 가급적 반응을 자제했던 데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하는 등 야당에 대한 청와대의 그간 자세에 비춰볼 때 극히 이례적인 대응이다.

특히 권부의 상징인 청와대가 ’입장 발표’라는 형식을 빌려 제1야당과 그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면서 사실상 ’전면전’을 선포한 배경과 정국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이같은 청와대의 초강수는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을 계기로, 한나라당의 반복되는 정체성 공세가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박 대표 기자회견과 관련해 소집된 이병완(李炳浣) 비서실장 주재 정무점검회의에서도 “국민이 직접 선출한 참여정부를 매도하는데 대해서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고 정면 대응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무점검회의에서는 박 대표 기자회견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고 한다.

김만수(金晩洙) 청와대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색깔 올인에 들어섰다” “유신시대의 구국봉사대가 연상된다” “나라가 망하기라도 한 것처럼 한나라당이 색깔론을 앞세워 구국운동에 나서겠다는 것은 오만불손한 독선이다”, “수구독재, 색깔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한나라당이 검찰중립을 외치다니 소가 웃을 일이다” 등 발언 내용을 소개했다.

청와대의 이례적인 공식 대응은 천정배(千正培)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을 단순한 법적 차원의 문제가 아닌, 현정부의 정체성 문제와 결부시키려는 움직임에 단호히 쐐기를 박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현재의 사안이 나라를 팔아먹고 지키고 하는 매국과 구국의 대결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고 오도된 상황을 정확히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강 교수 구속수사를 주장한 검찰내 강경파의 반발과 보수세력의 지원을 업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계속 밀릴 경우 안정적 국정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자칫 권력누수 현상도 초래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나라당에 대해 유지했던 대화와 타협의 상생 기조를 당분간 접어두고 청와대가 공방에 직접 뛰어드는 것이 차제에 정체성 논란을 종식시키고 지지층을 확고하게 결집시키는데 효과적이란 판단을 했을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역사의 시계추를 유신독재로 되돌리자는 것인가’라는 발표문 제목에서 보듯 한나라당의 뿌리를 “독재와 인권유린으로 얼룩진 역사”라고 단정하고, 한나라당의 국가정체성 확립 주장을 “반공의 이름아래 인권유린을 서슴지 않았던 냉전독재체제를 원하는 것”이라고 일축한 데는 전략적인 고려도 담겨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나라당을 과거 독재세력으로 몰아붙이면서 참여정부가 진정한 자유민주체제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등 ’과거대 미래’ ’인권 대 반인권’의 일도양단식 선긋기에 나선 것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청와대의 이번 대응과 관련해 더욱 주목되는 것은 향후 추가적인 정체성 공격에 대해 단호한 대처 방침을 천명했다는 점이다.

향후 대응 방식에 대해 김만수 대변인은 “좀 봐야 할 것 같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유보했지만, 이날 입장 발표를 비서실장이 결정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이 논란의 전면에 나서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럴 경우 청와대가 전개할 반격의 수위는 일반적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홍보수석실이 이날 5.16 군사쿠데타 이후 지난 90년 3당 합당을 통해 탄생한 김영삼(金泳三) 정부 때까지 자행된 정권의 검찰 장악 사례와 검찰 조직의 인권 유린의 사례를 정리해 발표하려다 유보한 것에서 향후 대응수위를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