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政治.社會 關係

재계 놀라게한 '샐러리맨 출신 회장'

鶴山 徐 仁 2005. 10. 10. 16:32
창업 3년만에 재계20위권 강덕수 STX회장
쌍용重·범양상선 이어 대한통운 인수 야심
김덕한기자 ducky@chosun.com
입력 : 2005.10.09 19:58 44' / 수정 : 2005.10.10 00:20 53'


▲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2001년 쌍용중공업을 인수한 뒤, 3년여 만에 19개 계열사를 거느린 재계 20위권 기업인으로 성장했다. 최근 계열사인 STX팬오션이 대한통운 최대주주에 등극하면서 그의 행보에 재계의 이목이 다시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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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덕수, STX그룹
대한통운 주식 21.02%를 전격 매입, 1대 대주주에 오른 STX그룹에 재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80년대 전성기 대우그룹’에 버금갈 만큼 초고속 성장을 거듭 중이기 때문이다. 출범 3년여 만에 덩치를 세 배 이상 불리며 재계 20위권(19개 계열사) 기업군으로 성장한 것도 그렇고, 오너 강덕수(姜德壽·55) 회장이 샐러리맨 출신이라는 점도 관심을 끄는 이유다.

STX그룹은 지난 2000년 부실기업 쌍용중공업이 외국계 컨소시엄으로 넘어갈 때 당시 강덕수 재무총괄(CFO)이 대표이사로 발탁되면서 태동했다. 동대문상고를 졸업하고 쌍용양회 평사원으로 시작했던 강 회장은 사장 재직 기간 중 받은 스톡옵션과 사재 20여억원을 투입, 회사(쌍용중공업)를 인수했다.

이어 쌍용중공업 이름을 ㈜STX로 바꿨고, ㈜STX는 2001년 법정관리 중이던 대동조선(현 STX조선), 2002년 산단에너지(구미·반월공단 열병합발전소 2기·현 STX에너지), 2004년 5월 레이더제조업체 엠텍(현 STX레이다시스) 등을 인수했다. 작년 말 범양상선(현 STX팬오션)까지 인수, 세상을 놀라게 했다. 4151억원이 인수자금으로 투입된 범양상선은 당시까지 STX그룹 전체와 맞먹는 규모였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은 인수한 회사가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인수 기업의 일부 지분을 HSBC 등 해외 투자기관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충당했다.

범양상선 인수 후에도 강 회장은 계속 ‘실탄’을 준비했다. STX팬오션을 올 초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한 것. ‘왜 해외시장에 서둘러 상장하느냐’는 의혹을 낳기도 했지만, ‘대주주 교체 후 1년간 상장금지’라는 거래소 규정은 강 회장에게는 참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이번 대한통운 주식 매입에 들어간 1700억~1800억원의 자금은 STX팬오션의 싱가포르 증시 상장 등을 통해 마련된 것이다. STX그룹 관계자는 “작년 해운 호황으로 STX팬오션이 2000억원대의 흑자를 냈고, 싱가포르 증시 상장으로 1000억원을 확보해 아직 자금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인지 강 회장은 ‘M&A의 귀재’로 불린다. STX그룹의 한 관계자는 “강 회장은 기업을 보는 혜안을 가진 사람”이라면서 “쌍용중공업을 부실기업이라고 모두 외면할 때, 자신의 모든 것을 다 투자해 인수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쌍용중공업은 매년 고액 매출이 보장되는 방위산업체이기 때문에 부실투성이 쌍용그룹으로부터 벗어나기만 하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확장 일변도 전략을 우려하는 시각도 일부 있다. 지주회사인 ㈜STX는 최근 강 회장이 지분을 더 늘릴 때까지 적대적 M&A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자회사인 STX엔진 등이 STX팬오션 지분을 사들인 것이 문제가 돼 지난 8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부가 처분을 받기도 했다. STX측은 이에 불복, 이의신청을 내겠다는 입장이지만 소유·지배 괴리도가 높다는 점은 늘 STX측에 부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