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5.10.03 21:29 30' / 수정 : 2005.10.04 00:06 34'
1일 오후 열린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를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약속이나 한 듯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생중계를 한 곳은 케이블 TV인
YTN뿐이었다. KBS MBC SBS는 청계천 복원을 이끌어낸 서울시장이 여당 출신이어도 이랬을까. 청계천에 다시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보려고
수십만 시민이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 시간에 TV 화면을 개그맨들의 실없는 농담과 그렇고 그런 연속극으로 채워 넣었을까.
청계천 복원은 시멘트로 뒤덮였던 서울 한복판에 버들치와 가재가 깃드는 기적이 일어난 사건이다. 그 기적을 보러 1일 개통식 이후
사흘 동안 180여만명이 청계천을 찾았다. ‘청계천 새물맞이’ 행사의 소문도 오래된 터라 지방에서도 TV를 통해서나마 복원 기념행사를 지켜
보려던 사람들도 많았을 것이다. 별의별 프로나 사건들조차 생중계해 왔던 지상파 방송사들이다. 그런 그들이 청계천 복원 기념행사에만 눈을 질끈
감았던, 아니 감아야 했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KBS MBC SBS는 1일 대통령이 참석한 국군의 날 기념식을 일제히
생중계했다. KBS 1TV는 기념식 생중계를 비롯해 자이툰부대 100일간의 기록, 해병대 1000기, 국군가요제 등 4개의 국군의 날 특집을
꾸몄다. 잘한 일이다. 지난 몇년 국군의 날을 국군의 날답지 않게 취급하던 데 비하면 철이 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궁창 같던 청계천,
그 위에 시멘트가 덮여 이름까지 잊혀가던 그 청계천에 47년 만에 계곡처럼 물이 흐르는 복원의 기적에 적어도 지상파 4개 채널 중 하나나마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정상이 아니겠는가.
청계천 복원은 市長시장 개인만의 功공일 수 없다. 서울 한가운데로 시냇물을 흐르게
하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공사기간 동안 내내 불편을 참아낸 서울시민들의 꿈이 이룬 기적이기도 하다. 청계천 복원이 시장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한 自?自讚자화자찬의 수단으로 이용돼선 안 되듯이 방송사들이 시장과 정치적 利害이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느라 일부러 외면하고
깎아내려서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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