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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년만에 국가경쟁력 12단계 '껑충'… 왜?

鶴山 徐 仁 2005. 9. 28. 22:10
최우석기자 wschoi@chosun.com
입력 : 2005.09.28 22:00 47' / 수정 : 2005.09.28 22:02 10'

우리나라가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조사에서 1년 만에 무려 12단계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WEF는 28일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는 조사대상 117개국 중 17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사관계’ 77위, ‘은행건전성’ 71위, ‘민간 부문의 여성 고용’ 96위 등 고질적인 ‘한국 병(病)’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올라간 이유

한국은 WEF의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지난 98년 이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프랑스·홍콩·아일랜드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1위는 핀란드, 2위는 미국, 3위는 스웨덴이었으며, 덴마크·대만·싱가포르·아이슬랜드·스위스가 뒤를 이었다. 일본은 12위였고, 중국과 인도는 각각 49위와 50위에 랭크됐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이처럼 크게 올라간 가장 큰 이유는 기술 혁신 분야와 일부 거시경제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술혁신 분야는 지난해 9위에서 7위로 올라갔다. 정보통신기술 촉진 정책의 성과는 14위에서 6위로, 정보통신기술 우선 정책에 대한 기업의 선호도는 14위에서 8위로, 기업의 R&D 투자는 14위에서 8위, 기업의 신기술 습득능력은 14위에서 8위, 산학협력은 24위에서 10위 등으로 크게 올라갔다. 거시경제환경은 35위에서 25위로 상승했다.

◆문제점 여전

그러나 이번 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찬찬히 뜯어보면 문제점이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정책은 지난해 63위에서 올해 85위로 더욱 악화됐고, 정부 재정 역시 지난해 6위에서 14위로 나빠졌다. 또 정부 부채는 7위에서 11위로 하락했다. 또 인플레는 56위에서 52위로, 신용 대출의 용이성은 69위에서 48위로 개선됐고, 향후 경기 전망도 78위에서 46위로 올라섰지만 대부분의 거시경제 환경 분야가 수년째 50위권을 맴돌고 있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이다.

◆부정부패와 노사관계

WEF가 지적했듯 ‘의회의 효율성’(48위)과 ‘세무 부정’(61위), ‘법조계 비리’(54위) ‘언론자유’(54위) 등 정치·사회 분야는 한결같이 조사 대상국 중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에 대한 경쟁력은 지난해 41위에서 42위로 한단계 내려앉아, 3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노사 협력’ 부문은 조사대상 117개국중 77위에 랭크돼, 여전이 ‘하위권’을 맴돌았다. 기업 이사회의 효율성은 51위에 그쳐, ‘기업하기 힘든 나라’라는 인식은 국제적으로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또 ‘대출 용이도’는 48위, ‘은행 건전성’ 부문은 71위를 기록, IMF위기 이후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한 정부 조치가 지난 몇 년간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가경쟁력의 마이너스 요인은 인플레(52위), ‘정부 예산의 효율적 집행’ (32위), ‘배임수죄행위’(55위), ‘사법부 독립’(45위), ‘정부 정실주의’(26위), ‘외국인 소유권 규제’(57위), ‘외국인 노동자 고용’(89위), ‘외국인직접투자 규제’(62위), ‘은행을 통한 자금 세탁’(47위) 등이었다.

이밖에 WEF가 한국의 기업 환경에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는 부문들은 ‘정부 정책의 일관성 부재’ ‘비효율적인 정부’ ‘노동시장에서의 과도한 규제’ ‘문턱 높은 금융시장’ ‘세제 규제’ ‘근무 성실도’ 등으로, 모두 정부와 공공정책과 관련된 사항들이었다. 정부 부문이 아직도 국가경쟁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WEF는 스위스 제네바에 본부를 둔 국제 민간 기구로, 매년 ‘다보스포럼’을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