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찬 바닷바람에 몸을 맡기고 수많은 섬떼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남도의 섬 꼭대기로 간다. 진도군 조도면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비교적 찾는 이가 드문 섬이다. 도리깨질한 타작마당에 콩 깔리듯한 다도해의 섬무리가 기다린다. 섬의 정상에 서서 그 섬들을, 360도 눈 돌리고 몸 돌리며 바라보는 맛은, 돌려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134개의 유·무인도가 빽빽한 섬의 숲을 이루고 있는 곳, 새떼가 모여 앉은 것처럼 섬이 많다 해서 조도(새섬)라는 이름을 얻었다. 섬을 비집고 떠올라 섬 사이로 떨어지는 해돋이, 해넘이는 장엄하기까지 하다.
조도 군도는 중심 섬인 상조도와 하조도(면소재지)를 비롯한 35개의 유인도와 119개의 무인도로 이뤄졌다. 이 섬들은 가사군도·성남군도·독거군도·거차군도·맹골군도·상도군도 등 이른바 ‘조도 6군도’로 나뉜다. 4000명이 채 안되는 주민이 해산물을 채취하거나 대파·배추 등을 재배하며 산다. 하지만 조기·꽃게잡이가 성업을 이루던 20여년 전엔 진도군 전체 인구의 절반인 2만여명이 각 섬에 흩어져 살던, 남해안 어업과 해산물 유통의 중심지였다. 당시 서남해안의 웬만한 포구에선 어선이 출발할 때 “조도가리!(조도 갈 이)”를 외치며 배 탈 사람을 모으는 소리를 흔하게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관매도 등 일부 섬만이 피서철 관광객을 불러모을 뿐이다.
그러나 가슴까지 통쾌해지는 상·하조도의 산꼭대기에 올라, 전후좌우 사통팔달의 풍광을 휘둘러본 이들이 그 감동을 전하면서 다시 ‘조도가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조도 주변의 100여개 섬무리를 감상하기 좋은 곳은 상조도의 도리산 돈대봉(210m)과 하조도 돈대산 정상(230m)이다. 돈대란 높은 언덕에 옹벽을 쌓은 곳이나, 성벽을 쌓아 적의 침입 등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던 곳을 말한다. 흔히 이곳에서 봉화를 올려 다른 지역으로 위험을 전하는 구실을 했다.
△ 2.
도리산 전망대에서 본 해돋이. 왼쪽에 상조도-하조도를 잇는 조도대교가
보인다. |
해돋이·해넘이 하루에 모두 보다
하조도 돈대산에서의 전망 감상엔 20~30분 산길을 오르는 재미가 곁들여진다. 유토마을 보건소를 지나 국궁장에 차를 대고 소나무·정금나무 우거진 산길을 오른다. 쟁반으로 뚜껑을 해얹은 약수터를 지나면서 산길은 가팔라진다. 능선에 오르면 왼쪽으로 치솟은 바위무리가 보이고, 창유리(창리와 유토마을) 마을의 집들과 일제 때 막았다는 창리저수지, 그리고 조도 최고봉 신금산(234m)이 푸른 바다를 배경에 두고 또렷이 다가온다. 오른쪽 가시밭길을 올라 정상에 서면 역시 막히는 게 없는, 사방이 트인 전망대다. 발밑 나래마을 포구의 배들이 정겹다. 전망은 좋으나 전망대가 따로 설치돼 있지 않다. 해는 조랑말을 길렀다는 대마도와 거차군도, 맹골군도가 겹치는 쪽으로 떨어진다. 숲길이 다소 거칠어 해넘이보다는 새벽 산행을 곁들인 해돋이 감상 코스로 알맞다.
새벽 산행뒤 가슴 후련한 감동
상·하조도는 길이 510m의 조도대교로 이어져 있어 차를 타고 오가며 두 전망대를 다 둘러볼 수 있다. 덜 때묻은 조용한 섬에서 하루 묵으며 해넘이·해돋이를 감상할 만하다. 철부선을 이용해 섬으로 승용차를 싣고 들어갈 수 있다. 버스는 한 대가 있다. 면소재지에서 출발해 각 마을로 하루 네번 정도씩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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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거리 조도에 생선회 등 해산물을 내는 식당 10여곳이 있다. 하조도 유토마을 주야식당(061-542-5132)은 20년째 제철 생선회를 내는 집. 돔·우럭 등 회와 매운탕, 맛깔스런 기본반찬들을 먹을 수 있다.
● 묵을곳 조도에 여관 2곳, 민박집 30여곳이 있다. 시설에 따라 1만5000~2만5000원. 조도면사무소 (061)540-3567. 조도인포( www.jodo.info ) 운영자이자 조도 지킴이 오명삼(30)씨에게 연락하면 상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016-665-6610. 진도군청 문화관광과 (061)540-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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