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그림의 중심으로 선택한 것은 우연이었다.
잠시 비운사이 써놓은 원고위에 조카가 색연필로 그림을 그렸는데 그때 스치는 영감이었을까.
머뭇거림 없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렸던 그림들을 주위에 선물을 하였는데 좋아하셨다.
언어이며 소리글자인 한글을 이용한 그림이라는 것이 관심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회화라는 기본적 체계를 가지고 접근하려고 하지 않아서 재미있다는 소릴 들었다.
이왕 내친김에 일을 벌였다. 일본에서 생활을 하던 때라 집안에서 그림그리기가 쉽지 않았다.
테라핀 냄새와 닌시드 냄새가 조그만 한 목조주택에서 그림그리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
주위사람들이 인내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을 ……. 그림을 그린 후 베렌 다에 내놓고 말리는 일부터 내상황과 환경에 맞는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
한글이라는 소재가 조형적인 접근방법이나 회화적 접근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점. 선. 면. 분할에 있어서도 자유롭고 구상. 비구상. 추상이 자유자재로 가능하였다.
한국으로 나가 있는 동안 무엇보다 한글을 작품화 한 작가들을 수소문했다.
한글을 이용한 조각가도 있고 서예를 하면서 접근하는 문자로서 문인화 그리는 작가 들은 있지만 유화로 개인전을 한 작가는 없었다. 간혹 한글날 행사치레로 한글에 관한 소재로 그룹 전을 갖기는 하지만 더 이상 새로운 시도는 없었다.
나의 한글 그림은 삐뚤이다 왼손으로 그렸던지 붓을 처음 잡은 아이의 손으로 그렸는지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공감을 만드는 완충제 역할은 한글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잘못 그렸지만 한글이라서 흉보지 않았다. 그렸다기 보다 썼다고 하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기존의 작가들 역시 뻔한 이야기여서 별 관심이나 기대도 하지 않을뿐더러, 시켜도 하지 않았다.
한글이 작품으로서 고민할 것이 없다는 고정된 편견과 또는 보여줄 것이 제한되었다는 인식 때문이다.
세계미술 시장에 한국적인 것이 아쉬운 이때에 한글을 소외시키고 외면하는지 알 수가 없다.
한국의 불고기와 김치가 세계인의 식탁에 올라가고 있는 즈음에 우리 문화적인 소재를 기피한다는 것은 옳지 않다. 우리의 교육은 스승의 그림자를 밟는 수준이고, 잘 그려야 한다는 아니 똑같아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부수려고 하지 않는다.
모든 사람들이 비웃는 아니 별 관심을 갖지 않은 뻔뻔한 개인전을 하였다.
누구도 해보지 않은 덕분에 수천의 작가 중에 유일하게 한글을 소재로 개인전을 했다.
간혹 한지에 한글 또는 한자의 문자를 이용한 그림들이 있긴 하지만 한글전은 아니었다.
문자도 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는 중국에서 행해졌던 한자를 이용한 형상전 이랄까
더 뻔뻔한 것은 1995년에 전시이후 7년만의 외출이기도 하다.
한글 전을 홍보하기 위해 스포츠 신문에 전시 일주일 동안 3일간 5단 칼라 광고를 하였더니, 뻔뻔하기도 하고 웃긴 놈이라 했다.
전시 홍보하는데 전문미술잡지를 선택하지 않았던 것은 잡지 특성상 그림에 관계된 사람만 보는 제한성이 …….
지금 내가 전시하고자 하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시작을 알리는 전시이다
그 역사적 의미와 가치에 있어서는 주목받을 만 하지만, 미술계보다는 내가 운영하는 잡지(폐간됨) 를 통해 해외에 홍보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했다.
전시장에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바람이며 혹 못 오신 다해도 신문을 보는 국민들은 한글을 이용한 그림이 있다는 지식적 앎이 아니라 보다 넓게 트랜드화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다.
단 한 번의 전시회로 한글그림의 원조가 돼 버렸다. 별스럽게 …….
최근에 2년여 기간에 걸쳐 한글 아트 북을 만들었고, 또 다른 모의를 꾸미고 있다.
처음부터 동행할 의사가 없는 이들을 붙잡고 설득시키기보다는 혼자 하는 즐거움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한국문화로서의 최고의 유산이라면 한글일 것이다 하지만 미래사회에 한글이 세계 공통 언어를 만들자는 그런 짓은 하고 싶지 않다. 세계 각국의 문화와 언어를 인정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한글이 좀더 자유스런 놀이기구나 게임 아니면 브랜드로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시발점은 그림이라고 생각한 나의 착각이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
[출처;한글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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