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안식 휴가제를 도입하면서, 거의 반강제적인 연차 휴가를 사용해야 했다. 그것도
스트레이트 일주일 휴가.. 일을 하면서, 일주일 내내 업무를 중단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여러모로 부담되는 휴가였지만, 막상 쉬기로 결정하고 계획을 세우니 한결 홀가분해졌다.
우선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을 뵙는데 이틀,
그리고 서울로 다시 돌아와서 여행 짐도 꾸리고, 기타 다른 일도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이른 아침 배낭을 메고 경주로의 짧은 2박 3일 여행을 떠났다.
4월 14일, 아침 7시 42분 열차에 몸을 싣고,
책도 보고, 잠도 자고, 차창밖 풍경도 구경하다 보니.. 어느새 12시..
경주역에 도착하니 관광객들로 역광장은 매우 부산스러웠다. 우선 숙소에 가서 짐을 풀기로 했다. 숙소는 보문호수 주변에 있는 웰리치조선 호텔이다. 혼자 머물러야하기 때문에 안전한 곳을 찾다보니 숙박비 지출이 좀 크긴 했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쉴 수 있을 것 같아 특급호텔을 찾았다. 호텔 셔틀 버스를 타고 들어가 체크인을 한다음 대강 짐을 풀어두고, 밖으로 나왔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고파 가까운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경주 탐험이 시작되었다.
보문호수에서는 될 수 있는 한 택시를 타지 않는 게 좋다.
왜냐면.. 어디를 가더라도 최소 1만원 전후의 택시비가 나온다.
보문 호수 주변에서는 10번과 11번 좌석버스를 이용해 이동하면 편리하다.
배차 간격도 자주 있고, 웬만한 관광지는 거의 다 경유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처음 방문한 곳은.. 경주 박물관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경주에 방문했지만..
박물관엔 첨이라.. 꼭 가보고 싶었다. 경주의 역사가 궁금했으니깐^^
이곳은 신라 천년의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건.. 청동 신발이다. 많이 훼손되긴 했지만.. 이렇게 기나긴 세월을 지나면서..
이 정도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는 게 너무 놀랍기만 하다.
경주 박물관을 여유있게 돌아본 다음, 박물관 건너편에 있는 임해전지로 향했다.
200~300m쯤 떨어져 있나 보다.. 걸어서 충분히 이동할 만한 거리에 있었다.
그런데.. 임해전지에 도착했는데.. '잘못 왔다' 싶었다. 초등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왔는데..
몇 개 학교나 되는지.. 발 딛을 틈도 없이 가득~ 그치만.. 그냥 돌아서자니.. 너무 아까워..
들어가기로 했다. 아이들 틈에 끼어.. 어찌 어찌.. 보고.. 황급히 빠져 나왔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타고, 민속 공예촌으로 향했다. 입구부터 예쁜 공예품으로 가득했다.
혼자 떠난 여행이라 걱정도 많이 했었는데... 오히려 혼자라서 차분하게 그리고 여유있게 시간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여행을 떠나기 전, 회사 일로 몹시도 복잡하고 힘들었는데.. 여행을 하다 보니.. 굳이 복잡한 고민들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스럽게 정리가 되고, 자연스럽게 치유가 된 듯 하다. 마음이 너무 홀가분해져서 좋다.
그리고 경주를 선택하길 참 잘했다. 경주를 잘 모르시는 분들은.. '경주에 뭐 볼게 있는데?'라고 묻기도 하지만.. 내가 느낀 경주는.. 참으로 운치있고 고풍스럽고 편안한 곳이다.
다시 용기를 내서 힘차게 뛸 수 있을 것 같다. 아자아자!!!
'想像나래 마당'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제2연륙교 착공 (0) | 2005.08.10 |
---|---|
경주 2 (0) | 2005.08.09 |
[스크랩] 世界의 都市 (0) | 2005.08.07 |
[스크랩] 파도가 부서지는... (0) | 2005.08.07 |
[스크랩] 사람이 사는 곳엔 삶이 있다. (0) | 2005.08.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