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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事 資料 綜合

육사 출신의 안보관과 상고 출신의 안보관

鶴山 徐 仁 2005. 8. 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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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육사 출신의 안보관과 상고 출신의 안보관
작성자 최성재 2005-05-26, 조회 : 112 

 육이오 동란 이후 한국은 육사 출신 대통령 3명과 상고 출신 대통령 2명을 배출했다. 최고 수준의 근대 군대교육을 받은 3명은 그 당시 전세계 어떤 군사 전문가에 못지않은 장군 출신이었고, 농협이나 은행에 바로 취업할 수 있는 교육을, 실무적인 상업교육을 받은 2명은 해방 이전이든 이후든 세계적인 경쟁력은 없었지만 국내에서는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춘 인재였다. 정치인이나 공무원에게 비굴한 웃음을 지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조선시대에 관료 중 가장 낮은 신분이었던 군인과 서민 중 가장 낮은 신분이었던 상인이 일제시대와 육이오 동란의 나락과 산업화와 민주화의 격동을 겪으면서 멸시의 대상에서 벗어났는데, 이들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사람 중에서 최고 권력자가 5명이나 배출되었다.


 일개 깡패 집단으로부터 왕비 한 명 못 지키던 한말의 무늬만 군대였던 군대가 해방과 6․25와 월남전을 통해서, 전우가 상하좌우에서 쓰러지는 실전을 통해서 세계 최강 미군으로부터 현대 군대의 정수를 초단기간에 전수받아 세계 10위권의 군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군인들은, 특히 육사를 비롯하여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은 그 자부심이 하늘을 찔렀다. 힘과 조직과 과학기술과 애국심으로 무장한 그들은 모든 면에서 세계 100위권을 맴돌던 조국에 대한 안타까운 우국충정이 넘쳤다. 그들은 아름다운 말만 앞세울 뿐 조선시대 탐관오리와 흡사한 정치인에 대해서는 거의 혐오감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었다.


 상고 출신은 농협이나 은행에 취직하면 소시민의 행복은 누릴 수 있지만, 그 이상은 꿈꾸기 힘들었다. 은행원은 여전히 공무원의 아래였고, 공무원은 판검사보다 아래였고, 판검사는 정치인 아래였다. 역시 최고는 정치인! 한국에서는 아직도 야망을 품은 자는 모름지기 정치인이 되어야 한다. 단숨에 권력의 정상에 우뚝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학력이 각각 육사인 대통령과 상고인 대통령은 정치와 경제, 안보에서 판이한 생각을 가질 수밖에 없다. 육사 출신은 정치보다 경제와 안보를 중시하되 경제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상고 출신은 안보나 경제보다 정치를 가장 중시한다. 미국의 30대 명문대에 사관학교가 빠짐없이 한 자리씩 차지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식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군대교육을 받은 육사 출신은 안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았다. 현대 군대는 경제와 과학기술의 뒷받침이 없으면 속 빈 강정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들은 경제를 가장 중시했던 것이다. 그러면 안보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잘 알았던 것이다. 그들은 경제는 대부분 전문가에게 맡기고 열심히 배우며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자임했다.


 선거에 뛰어든 상고 출신들은 아니었다. 그들은 경제나 안보보다 정치가 최우선이었다. 봉건시대와 식민시대를 거쳐 남의 힘으로 얼떨결에 태어난 한국은 불행히도 민주주의가 뭔지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하여튼 독재 타도를 외치며 민주를 내세워 선거에서 이기기만 하면 모든 게 정당화된다는 것은 다들 알았다. 그래서 그들은 선거를 전쟁과 똑같이 생각했다. 죽기 살기로 싸웠다. 동정심 유발, 흑색선전, 인기 정책 남발 등이 최고의 무기였다.


 경제도 선거 치르듯이 생각했다. 경제를 전공한 것은 아니지만, 半전공은 한 셈인데 이를 무기로 경제 전문가를 배제하고 기업인을 적대시했다. 표를 몰아 줄 수 있는 집단을 민주세력으로 포장하여 최대한 그들의 단기적 이익을 지켜 주는 것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여년간 경제도 경제지만 안보가 제일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었다. 경제는 아무리 정부가 방해해도 30년간 전세계를 상대로 갈고 닦은 민간 기업들의 수준이 만만찮아 그렇게 호락호락 몰락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안보는 조금씩 약해지다가 일단 어느 선을 넘으면 돌이킬 수 없다. 그걸로 국가와 국민이 종말을 고한다. 당연히 경제도 마지막 숨을 쉰다.


 육사 출신 세 대통령은 안보는 강한 군대와 충천하는 사기(士氣)로 지켜진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이에 관한 한 추호도 양보하지 않았지만, 두 상고 출신 대통령은 안보도 얼마든지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서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달러를 바리바리 올려 보낸다. 경제와 정치와 문화를 온통 전시체제로 만들어 버린 전형적인 군사독재국가에 지나지 않는 북한의 현실을 철저히 무시하고, 무한히 참고 돈을 바치고 또 바치면 절로 그 체제가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핵은 절대 안 된다고 하면서 핵은 핵이고 교류는 교류라며 언제든지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달러를 꾸준히 대 준다. 군인 출신과는 달리 이들은 물리적인 위협에는 벌벌 떤다. 이를 북한의 독재자가 최대한 이용한다.


 북한 주민에게 희망을 주던 감미로운 방송도 북한 독재자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는 태평스러운 방송으로 바꾸고 휴전선의 인민군으로부터 증오심과 전의를 빼앗던 진실 보도도 일방적으로 금지했다. 지뢰도 자진해서 제거하고 군복무기간도 북한의 5분의 1로 줄이고 직업군인의 복지는 20년 전의 수준에 묶어 둔다. 전시예비물자를 일주일치도 확보하지 않고 군현대화에 얽힌 군인들의 비리를 끊임없이 터뜨린다.


 사고사한 여중생들은 증오로 중무장한 무리들이 북한의 열렬한 박수를 받으며 조직적으로 선동해서 잔 다르크처럼 떠받들며 일 년 내내 불법 집회를 열고 불법 구조물을 만들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에 세워도 못 본 척하지만, 유유히 바다의 휴전선을 넘어 온 북괴군의 형편없는 재래식 대포에 정통으로 맞아, 명령에 죽고 사는 대한의 국군답게 여하한 일이 있어도 먼저 쏘지 말라고 한 괴이한 교전수칙 때문에 사이비 남북화해를 위해 생목숨을 바친 국군은 왜놈들이 안중근 의사를 테러범으로 다뤘듯이 쉬쉬하며 높은 양반들은 조화 한 송이 안 보낸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들은 안보가 무언지 모른다는 말이다. 오로지 입신양명하는 공부와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공부 외에는 상고 졸업 후 더 이상 공부하지 않은 데다 원래는 자기들보다 못했지만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면서 세계와 경쟁하는 와중에 자신도 모르게 세계적 인재로 거듭난 사람들과는 달리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뛴 적도 없기 때문에, 그들은 애국심보다 출세욕이 앞설 수밖에 없고 자연히 안보가 뭔지 전혀 모른다는 말이다. 인류 역사상 단 한 번도 독재자로부터 돈으로 안보를 산 적이 없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는 말이다. 의도와는 정반대로 돈으로 평화를 사는 게 아니라 돈으로 전쟁을 자초한다는 말이다.


 상고 출신 대통령들은 오로지 국내에서 출세하는 지름길인 선거에 동물적 감각을 갖고 원칙도 도덕도 없이 민주주의든 사회주의든 주체사상이든 민족주의든 권력되고 돈되는 것이면, 그 때 그 때 받아들여 표 사냥에 총력을 기울였다. 5000년 만에 처음 만들어진 시장경제에서 부단한 노력과 뛰어난 감각으로 국내외를 상대로 경쟁과 협력으로 실물경제를 익힌 적도 없기 때문에 경제마저 모르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는 선무당 상태에서 이 세상의 어떤 것이든 막무가내식 억지나 궤변으로 또는 핵과 대포로 4천8백만을 위협하는 독재자에 대한 일방적 양보로 쟁취할 수 있다고 본다. 돈을 주면 얼마든지 안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날마다 헐뜯는 前정권이 벌어 놓은 돈으로 전쟁도 얼마든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군 통수권자이긴 하나 실은 일개 소대 하나 지휘할 줄 모르기 때문에 전쟁은 생각만 해도 정신이 아득하여 그저 돈을 달라는 대로 주고 일방적으로 양보한다. 평화, 평화!


 육사 출신 대통령들은 다르다. 나라를 빼앗기고 되찾은 나라도 1300년 만에 분단되고 1000년 만에 동족상잔을, 세계대전에 비할 만한 동족상잔을 치른 것은 죄다 군대가 허약한 탓이었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안보에 관한 한 추호도 요행을 바라지 않고 실력을 기르고 또 기르고 전쟁 억지력의 1등 공신인 한미동맹을 하나같이 굳건히 유지했던 것이다. 시장경제를 천지개벽하듯 받아들이지 않는 한, 공산 국가는 10년 전이나 50년 전이나 전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알고 사이비 평화 무드가 무르익을수록 안보를 더욱 튼튼히 했다. 그렇게 해서 전쟁이 천리만리 달아나게 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누가 보아도 전쟁은 바싹 다가왔다. 시기와 계기만 남았을 따름이다. 외교가 끝나는 곳에서 전쟁은 시작되는데, 한국의 조공과 중국의 종주권에 기대어 북한은 구걸과 협박과 공갈로 개혁개방을 조롱하며 외교의 문을 스스로 닫고 있다. 외교를 아예 전쟁처럼 몰고 가서 스스로를 막다른 골목에 몰아넣고 있다.


 세계에서 제일 부지런한 국민으로 하여금 스스로 먹고 살게 도와 줄 생각은 않고 대를 이어 인민을 착취하는 독재를 호도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에 대해 날조한 증오심과 한국에 대한 가당찮은 동정심을 일용할 양식으로 배급하고 있다. 그러면서 허리가 끊어지도록 새끼줄로 허리를 질끈 묶고 언제든지 한국을 박살낼 핵과 미사일과 총을 대량생산하여 참새가 독수리에게 덤비듯이 세계 1위와 2위의 나라와 동시 전쟁을 피하지 않겠다며, 한국은 날래 북한의 핵우산 속으로 들어오라며 해괴망측한 허장성세를 부리고 있다.


 더욱 한심한 것은 한국이다. 어린 아이같이 빤한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고 화해와 교류를 내세워 너도나도 독재자에게 눈도장 찍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북극처럼 차갑게 얼어붙어 있다. 아직도 천만 이산가족은 편지 한 통 주고받지 못하고 한국의 관광객은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싼 곳에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여행을 하고서도 사랑하는 동포 한 사람 살갑게 만나지 못한다. 적화통일의 첨병으로 암약하다가 잡혀서 평양의 아파트보다 좋은 곳에서 살면서도 한사코 대한민국을 30년 이상 부정한 간첩은 몽땅 올려 보내고, 자유와 국가를 지키다가 잡혀서 50년을 하루같이 그 옛날 미국 남부의 흑인노예보다 비참한 노예 생활을 한 국군 포로는 단 한 명도 데려오지 못한다. 아니, 데려올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러니, 대한민국의 60만 대군이 눈 뜬 장님이 될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