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韓 가계부채 세계 2위인데 서울 집값은 비강남까지 또 들썩
동아일보 업데이트 2025-03-17 08:412025년 3월 17일 08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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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서울 집값이 심상찮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달 전 ‘잠삼대청’(잠실 삼성 대치 청담동)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후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비강남 지역까지 번지는 추세다. 대출 금리도 내리고 있어 ‘영끌’에 다시 불을 붙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경제 규모를 감안할 때 세계 2위라는 국제기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집값 상승이 대출 증가로 이어지고, 대출 증가가 다시 집값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될 경우 가계부채는 한국 경제의 안정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제금융협회(IFF)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1.7%로 38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 세계 평균(60.3%)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한국보다 비율이 높은 나라는 캐나다(100.6%)가 유일하다. 지난해 말 가계빚은 역대 최대인 1927조3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한동안 주춤하던 금융권 전체의 가계대출이 지난달 4조 원 넘게 불어나 가계빚 2000조 원 시대를 맞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토허제 해제로 집값을 자극한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잠삼대청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28억2000만 원으로 토허제 해제 이후 1억 원 뛰었다. 강남 3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2018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약세 지역인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과 ‘금관구’(금천 관악 구로) 지역 집값까지 오르기 시작했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6개월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서울시가 올 1월 토허제 해제를 검토한다는 얘기가 나올 때부터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재지정하면 된다”며 강행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이 경제 전반에 주는 악영향을 감안하면 성급하고 안일했던 정책 판단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집값이 오르면 무주택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가계빚은 더욱 불어나고 내수 회복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이미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모두 소매 판매가 감소했다. 수출도 내수도 여의치 않으면 경기 침체의 우려도 커진다. 설익은 정책으로 집값을 자극하고 가계빚까지 불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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