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大악재’ 덮쳐… 힘빠지는 세계 금융시장
美·유럽·日·국내 증시 큰폭 하락
입력 2021.10.06 03:00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57.01포인트(1.89%) 내린 2,962.17에 장을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27.83포인트(2.83%) 급락한 955.37에 종료했다./김연정 객원기자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인한 부품과 원재료 수급 차질 등으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가속도가 붙고, 코로나 사태 이후 지속된 저금리 시대가 내년부터 막을 내릴 것이라는 우려 등이 겹치면서 세계 금융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개시, 중국 최대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 파산 위기와 전력난에 시달리는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 치솟는 국제 유가 등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악재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증시는 10월 들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5일 코스피 지수 3000선이 무너진 것은 일시적인 상황이 아니라 이 같은 구조적인 원인들이 덮쳤기 때문이다. ‘퍼펙트 스톰(총제적 위기)’에 대한 우려까지 나온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물가 상승, 경기 둔화, 기업 수익 악화 등 근본적인 불안 요소가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을 공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상 작동하지 않는 글로벌 공급망
글로벌 공급망이 삐걱대는 것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최근 “공급망 병목 현상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아 절망스럽다”고 했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코로나 백신 접종 확대로 경제가 재개되는 속도를 공급과 물류가 따라가지 못하면서 물가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안남기 국제금융센터 실장은 “상하이발(發) 유럽 컨테이너 운송비가 1년 전보다 7배 오르고, 유럽 제조업 중 원료나 장비 부족 문제를 안고 있는 분야의 비율이 역대 최고인 40%에 달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이 소비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고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승하는 컨테이너 운임지수
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기준금리 조기 인상을 시사하고 있는데, 이런 상황도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연준은 테이퍼링을 연내 실시할 작정이고, ‘제로(0)’로 묶어둔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2023년에서 내년으로 앞당길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9월 초 연 1.3%였던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최근 1.5%까지 오르며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금리가 연 2%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한다.
◇중국 경기 둔화
헝다그룹의 파산 위기와 극심한 전력난 등이 불러온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증시를 억누르고 있다.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말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8.5%에서 8.1%로 낮췄고, 내년 전망치도 5.5%에서 5.2%로 내렸다. 석탄 가격 급등에 따른 전력난으로 ‘세계의 공장’인 중국의 제조업이 둔화할 조짐을 보이는 것 또한 불안 요소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에 그쳤다. 6개월 연속 하락했다.
◇국제 유가 7년 만에 최고
치솟는 국제 유가는 글로벌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초래할 조짐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4일 “하루 40만 배럴 증산 속도를 유지하기로 했다”며, 생산량을 더 증가시키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서부 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인 77.6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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