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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 걱정 커진다…태풍이 몰고온 비, 19년간 20% 늘어

鶴山 徐 仁 2021. 9. 16. 12:02

물폭탄 걱정 커진다…태풍이 몰고온 비, 19년간 20% 늘어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11:37  업데이트 2021.09.16 11:50


강찬수 기자

지난 9일 미 항공우주국(NASA) 인공위성이 촬영한 제14호 태풍 '찬투'의 모습.

 

 

태풍·허리케인 등 열대성 저기압이 몰고 오는 비의 양이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2°C 상승할 경우 열대성 저기압의 강우율((rain rate))이 현재보다 1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강우율은 일정 시간 동안 내리는 비의 양을 계산하는 것으로, 강우율이 증가하는 것은 기후변화로 기온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한 탓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지구 기온이 0.21°C 상승한 지난 19년 동안 열대성 저기압의 강우율이 이미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열대성 저기압이 동반하는 폭우 피해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 인터내셔널대학 연구팀은 최근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한 논문에서 "전 세계 열대성 저기압을 대상으로 1998~2016년 사이 강우율을 분석한 결과, 해마다 시간당 0.027㎜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열대성 저기압으로 인한 강우율이 연평균 1.5%씩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지난 19년 동안 열대성 저기압의 강우율이 전 세계 평균으로는 21% 이상 증가했고, 북반구는 더 많이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제주도 육상 전역에 호우특보가 내려진 지난 14일 오전 제주시 한북로의 도로가 물에 잠겨 차량이 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팀은 태풍의 영향을 받는 북서 태평양과 허리케인이 발생하는 북대서양에서는 강우율이 해마다 0.04㎜/h 씩 늘어나고 있어 다른 지역보다 강우율 증가가 더 뚜렷하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 북인도양에서는 매년 0.03㎜/h 정도가, 동태평양과 중부 태평양의 경우는 매년 0.018㎜/h 가량 증가하고 있다.
남태평양과 남인도양은 뚜렷한 증가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허리케인 중에서도 4등급(중심 최대풍속 시속 210~249㎞)의 경우는 강우율이 매년 0.03㎜/h 씩, 5등급(중심 최대풍속 시속 250㎞ 이상)은 매년 0.04㎜/h 씩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등급 허리케인(중심 최대풍속 153~177㎞)의 경우는 강우율이 매년 0.015㎜/h에 그쳤다.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일수록 강우율 증가 현상이 더 뚜렷했다.

 

열대성 저기압 강우율이 늘어난 것은 주변 강우대(rain band, 강수 구역)에서 강우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고, 열대성 저기압의 중심(core)에서는 오히려 강우율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성 저기압의 강우율 증가는 열대성 저기압 자체의 영향보다 주변 환경 조건이 갖춰진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제12호 태풍 '오마이스'가 북상하던 지난 달 23일 오후 전남 여수시 국동항 인근 도로 일부 구간에 빗물이 고여 있다. 연합뉴스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대기에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하면서 총 강수 가능한 물의 양이 늘어난 것과 관련 있다"며 "해수면 온도와 강우량, 수증기의 양과 강우량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데이터베이스 분석을 통해 실제로 북반구에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고 수증기가 늘어난 것을 확인했으며, 이로 인해 열대성 저기압 주변 강우대의 강우율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남반구에서는 해수면 온도나 수증기와 강우율 변화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더 따뜻하고 습한 환경에 의해 유발된 강우율 증가가 태풍과 관련된 더 심각한 영향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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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