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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단것은 지금 따 먹고 쓴 것은 후세에 떠넘기는 포퓰리즘 복지

鶴山 徐 仁 2021. 9. 2. 09:25

[사설] 단것은 지금 따 먹고 쓴 것은 후세에 떠넘기는 포퓰리즘 복지

 

조선일보


입력 2021.09.02 03:24

 

 

 

지난달 9일 서울 노원구 서울북부고용센터 앞에서 시민들이 실업급여 신청을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실업자가 늘면서 구직급여 지급액은 올 2월부터 6개월 연속 1조원을 넘었다. / 연합뉴스

 

 

정부가 고용보험료를 내년 7월부터 현재 급여의 1.6%에서 1.8%로 인상하기로 했다. 고용보험료는 1995년 급여의 0.6%로 도입된 이래 김대중 정부 때 1.0%로, 이명박 정부 1.1%, 박근혜 정부가 1.3%로 올렸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는 2019년 11월 1.6%로 인상한 다음 이번에 다시 1.8%로 올리기로 한 것이다. 임기 중 두 번 올리는 건 이 정부가 처음이고 두 차례 누적 인상률은 38%나 된다.

 

고용보험료는 문재인 정부 출범 때만 해도 10조원가량 쌓여있었다. 그것이 올해 말 4조7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 빌린 7조9000억원을 합치면 사실상 거덜이 났고 3조2000억원 마이너스다.

 

탄탄한 재정이던 고용보험이 이렇게 된 것은 이 정부가 허황된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그 부작용을 고용보험 기금을 살포해 메꿨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으로 고용 참사가 발생해 실업급여 지급액이 급증했다. 중소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지원금을 주는 정책의 재원까지 고용보험 기금에서 끌어다 썼다. 결국 다른 기금에서 돈을 빌려와 적자를 메우는 변칙까지 동원했다. 그 빌린 돈은 나중 이자까지 쳐서 갚아야 할 빚이다.

 

뒷일은 어찌 되든 일단 선심부터 쓰고 본 것은 건강보험도 마찬가지다. 건강보험료율은 박근혜 정부에선 매년 0.9~1.6% 올랐다. 그랬던 것이 이 정부 들어선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0%, 2021년 2.89% 올랐고 2022년에도 1.89% 올리기로 며칠 전 결정됐다. ‘문재인 케어’라면서 건보 적용 범위를 대폭 확대시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7년 7899건이었던 뇌 질환 MRI 촬영이 지난해엔 8만2089건으로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MRI가 건보 적용을 받게 되자 너도나도 MRI를 찍고 보는 도덕성 해이가 만연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문 정부 복지 포퓰리즘의 또 다른 형태다. 고용보험, 건강보험료는 가입자에게 거둔 돈을 그때그때 쓴다. 국민연금은 지금 거둬놓고 수십 년 뒤 지급한다. 지금은 돈이 남아돌아도 20년, 30년 뒤 고갈 위기가 온다. 따라서 역대 정부는 후세를 생각해 임기 중에 한 번은 보험료율을 올리거나 지급액을 줄이는 인기 없는 개혁을 해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예외다. 부처가 개혁안을 가져와도 퇴짜를 놨다. 인기 없지만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책은 하지 않는다. 인기 있지만 국민에게 해가 되는 정책은 반드시 한다. 단 것은 빨아 먹고 쓴 것은 후세에 떠넘기는 포퓰리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