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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際.經濟 關係

[사설] 우리 국익에 중요한 韓美 합의, 중국에 왜 변명하나

鶴山 徐 仁 2021. 5. 26. 19:23

[사설] 우리 국익에 중요한 韓美 합의, 중국에 왜 변명하나

 

조선일보


입력 2021.05.26 03:24

 

중국 외교부 자오리젠 대변인은 한미 정상 선언에서 '대만 해협 평화'를 언급한 것과 관련 "불장난하지 말라"고 했다. /연합뉴스

 

 

중국 외교부가 ‘대만 해협’을 처음 언급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불장난하지 말라”고 했다. 공동성명 내용을 비난하며 “말과 행동을 각별히 조심하라”고도 했다. 그러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매우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내용”이라고 했다. 공동성명에 명시한 ‘남중국해 항행 자유’에 대해 중국이 “아무 문제 없다”고 반발하자 외교부 차관은 “일반적인 문장”이라고 했다. 한미가 반도체·배터리·5G 등에서 협력을 약속한 것에 대해선 산자부 장관이 나서 “특정국 배제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미 동맹을 복원하자는 약속을 해놓고 중국이 화를 내자 당당하지 못하게 둘러대는 모습이다.

 

이번에 ‘미사일 사거리 족쇄’가 완전히 풀렸다. 우리도 북·중이 수백, 수천기를 보유 중인 중장거리 미사일을 자체 개발할 수 있게 됐다. 그런데 친정권 방송은 ‘중국이 불편해할 수 있다’고 묻고 외교부 차관은 “중국을 고려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답했다. 중국 미사일이 우리를 겨냥하고 있는데 무슨 소린가. 첨단 기술, 차세대 에너지, 통신 보안 협력도 우리 경제에 절실한 것들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애써 중국과는 무관하다는 식으로 해명하고 있다. 공동성명에 ‘중국’을 적시하지 않았으니 “중국이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주한 중국 대사는 “중국을 겨냥한 것을 안다”고 했다. 어설픈 변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대체 왜 중국에 변명을 하나. 무슨 죄라도 지었나. 부끄러운 일이다.

 

이 정권은 4년 내내 중국 앞에만 서면 꼬리를 내렸다. ‘사드 3불(不)’로 군사 주권을 양보하는 전대미문의 행위를 했다. 얼마 전까지 ‘쿼드’는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다”고 했다. 중국의 남중국해 팽창과 홍콩·위구르족 인권 탄압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보다 먼저 시진핑과 통화해 “중국 영향력이 날로 강해지고 있다”고 칭송했다. 이번 한미 회담에서야 “쿼드 중요성” “인권과 민주화 증진” 등을 처음 언급했다. 한미 동맹을 바로잡는 계기를 뒤늦게라도 마련한 것이다.

 

미국은 문 대통령이 했던 약속을 지키는지 볼 것이다. 신뢰가 없으면 동맹은 설 수가 없다. 미국에 이 말 하고, 중국에 저 말 하면 두 나라 모두 한국을 우습게 볼 뿐이다. 이번 한미 성명에는 우리 국익에 중요한 약속과 합의가 많다. 중국에 변명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