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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5·18은 우리 것이니 野는 추모 자격도 없다는 與의 오만

鶴山 徐 仁 2021. 5. 20. 15:11

[사설] 5·18은 우리 것이니 野는 추모 자격도 없다는 與의 오만

 

조선일보


입력 2021.05.20 03:22

 

5·18 민주화운동 41주년을 맞은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김부겸 총리를 비롯한 여야 정치인들이 기념식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사에 참여하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그 뜻을 기리는 발언을 하자 민주당이 도 넘는 비판 공세를 퍼붓고 있다. 5·18은 여권의 전유물인데 왜 야당이 숟가락 얹으려 하느냐고 호통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5·18 기념식에서 함께 주먹을 흔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불렀다. 야권 대선 주자들도 광주를 찾았다. 과거 일부 야당 의원이 ‘5·18은 북한군 폭동’ ‘유공자는 괴물 집단’이라고 폄훼했던 것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여야 대표는 광주에서 주먹밥 회동을 하면서 5·18 정신을 헌법에 넣자고도 했다. 5·18 유족회도 야당 의원들을 환영했다. 윤석열 전 총장은 “5·18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있는 역사로 독재에 대한 강력한 거부와 저항을 명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눈앞에선 표가 아쉬워 사죄쇼를 벌이면서 뒤로는 피해자 무덤에 침을 뱉는다”고 했다. 여당 강경파 의원들은 “얼굴에 분칠한다고 그 얼굴이 변하느냐”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따위가 정치적으로 이용해도 되는 역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을 향해 “친일파가 태극기 든 격” “젊은 시절 전두환 장군이 떠오른다”고까지 했다.

 

5·18을 추모하고 재평가한 것이 이토록 비난받을 일인가. 민주당은 그동안 야당이 5·18을 폄훼했다며 거듭된 사과를 요구했다. 그래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작년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했다. 당 지도부가 수시로 광주를 찾고 호남 수해 봉사활동도 했다. 그 속에 호남 표심을 얻으려는 의도가 포함돼 있다고 해도 국민 통합 차원에서 진일보한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은 그때마다 “표를 노린 신파극”이라고 했다. 자신들이 독점해온 5·18에 야당이 끼어드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5·18 정신 계승도 민주당 허락을 받아야 하느냐는 얘기가 나왔다. 5·18에 대해 정부 여당과 다른 얘기를 하면 처벌하는 법을 만들어 5·18 민주 정신을 훼손한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다. 그런 민주당이 이제 5·18 정신 계승과 추모까지 독점하려 한다. 김부겸 총리는 기념사에서 “5·18을 국민 통합 정신으로 계승하자”고 했다. 그걸 정면으로 막고 있는 게 민주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