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입력 2020.09.16 14:00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석유 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선언했다. 코로나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줄어든 석유 소비는 앞으로도 더는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 셈이다. 이동량을 최소화하는 전염병 대책과 여행 자제로 석유 수요는 최악을 맞을 수 있다고 봤다.
16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BP는 최근 ‘에너지 전망 2020’ 보고서를 통해 향후 석유 수요는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규모와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10년간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했었으나 기존 관측을 완전히 뒤엎었다. 이번 보고서에서 BP는 지난해를 석유 수요의 정점기였다고 평가했다.
BP는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의 석유 소비를 전망하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그 어떤 시나리오에서도 석유 수요가 이전처럼 증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낙관적인 ‘평상시’ 시나리오에서도 2030년부터는 수요가 크게 꺾일 것이라고 봤다. 기술 발전이나 정부 정책 등이 최근과 같은 속도로 진행되더라도 석유 수요는 올해 초와 비슷한 수준에서 평탄한 곡선을 그리다가 결국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석유 수요가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으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규모와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 감소할 것이라고 BP는 전망했다. /CNN
탄소 배출권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의 경우 2050년까지 석유 소비가 50% 감소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나아가 탄소 배출권 가격 상승, 각국 정부의 재생에너지 전환 기조 등 사회적인 변화가 수반되는 탄소 중립(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 상태) 시나리오에서는 석유 소비 감소 폭이 80%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BP는 이들 두 가지 시나리오에서는 코로나 사태로 감소한 석유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하락일로를 달릴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50년 전 세계에서 탄소 배출량이 95%가량 줄어드는 탄소 중립 시나리오에서는 재생에너지가 모든 에너지원 중 가장 빨리 증가해 전체 에너지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2018년의 비중 5%와 비교하면 12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같은 BP의 예측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주요 석유업체 가운데 석유 수요 증가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한 것은 BP가 처음"이라며 "BP가 최근 저탄소 에너지 관련 사업 투자를 늘린 것도 이같은 인식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월 취임한 버나드 루니 BP CEO는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앞으로 10년간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량을 40% 줄이는 대신 저탄소 에너지 관련 사업 투자를 50억달러로 10배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탈석유를 목표로 하는 BP는 지난 6월 석유화학사업부를 글로벌 화학업체 이네오스에 50억달러(약 5조9000억원)를 받고 매각했다. 그러면서 하루 석유 생산량을 260만 배럴에서 150만 배럴로 낮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대신 미국 동부 해상에서 추진 중인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11억달러를 투자했고, 전기차 충전소를 10년 동안 7500개에서 7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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