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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기자 "권력·사기꾼·MBC 합작, 업그레이드 된 김대업 사건"

鶴山 徐 仁 2020. 7. 2. 11:28

채널A기자 "권력·사기꾼·MBC 합작, 업그레이드 된 김대업 사건"


입력 2020.07.02 06:00 | 수정 2020.07.02 10:41

채널A 이동재 전 기자. 그는 지난 25일 해고됐다./박국희 기자

이철(수감 중) 전 VIK 대표를 상대로 ‘협박 취재’를 했다는 혐의(강요미수)로 서울중앙지검 수사를 받고 있는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는 지난 30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정치권력과 ‘사기꾼’, 이에 부화뇌동한 언론(MBC)의 합작품으로 ‘업그레이드된 김대업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MBC는 지난 3월 31일 이 전 대표 주장을 근거로 이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을 ‘검·언 유착’의 장본인으로 보도했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여야 로비 자료’가 있다는 ‘제보자X’ 지모씨 말에 끌려 들어가 그의 이름을 확인도 못 한 채 무리한 취재를 한 것을 후회한다”면서도 “일단 로비 자료만 확보하자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월 31일 MBC가 첫 보도를 한 이후 석 달이 지났다. 어떻게 지냈나?
“비현실적인 초반 보름이 지나고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회사 조사 받고 검찰 수사 대비하면서 살고 있다. 잊으려 해도 계속 뉴스가 뜨고 내가 하지도 않은 말들이 보도가 되니 신경쓰면서 살 수 밖에 없다.”

-검찰 조사는 어땠나?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당했고, 6월에 두 번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다. ‘답을 정해놓고 하는구나’ 생각했다. 협박으로 고발 들어온 사건이 처벌이 훨씬 무거운 강요 미수 혐의로 바뀌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 MBC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가 진행되지도 않고 있다.”(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4월 3일 페이스북에 이 전 기자가 이철 전 대표에게 ‘사실이 아니라도 좋다. 당신이 살려면 유시민에게 돈을 주었다고 해라’라고 말했다는 녹취록을 게시했다. 최 대표가 창작한 내용이었다. 그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이철 전 대표는 당신으로부터 협박 취재를 당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 대리인인) 지씨가 나를 만났을 때 ‘이 기자가 말한 대로 수사가 흘러가더라’고 했다. 이게 다 거짓인 게 드러났다. 서울남부지검에선 ‘유시민 수사’를 하지 않았는데 지씨는 ‘(검찰이 이 전 대표에게) 유시민 관련해서 물어봤다’고 뻥을 쳤다. 협박받은 사람이라면 본인이 받지도 않은 수사에 대해 나한테 대리인 통해 거짓말을 했겠느냐. 난 6년차 기자다. 7000억원대 사기를 친 이철은 사업도 크게 하고 정당 생활도 했다. 아는 기자도 많을 거고 여권의 정·관계 인사도 많이 안다. 내가 검찰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 안했을 거다. 협박을 받았다면 나와 연락을 끊거나 경찰에 신고를 해야 정상인데 대리인이라는 지모씨는 ‘이철이 아니면 이건 절대 모르는 내용’이라는 등 취재를 유도했다. 거대 방송사(MBC)를 이용해 몰카를 찍었다. 협박 받은 사람의 태도인가”

-이 전 대표는 편지를 읽고 공포스럽다고 했다.
“거대 로펌(광장)을 끼고 법무부 차관을 지낸 검찰 전관 거물도 변호인으로 올려놨었다. 그런 백그라운드를 가진 사람이 중간 규모 회사의 저연차 기자 말에 검찰이 휘둘린다고 생각했을까.”

-법조 기자를 4년 했다. 이 전 대표 주장처럼 검찰과 유착을 했다고 의심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씨가 ‘이철의 검찰 출정 조사를 미뤄달라’고 했지만 난 ‘절대 못미룬다. 큰일 난다’고 이야기 했다. 편지의 내 표현이 과했다고 지적할 수는 있겠지만 그게 법률적으로 협박죄를 구성하는 요건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서울남부지검의 신라젠 의혹 수사 내용을 깊숙이 파악한 것 아닌가.
“다 언론을 통해 보도된 내용이고 법조 기자라면 누구나 아는 내용이다. 오히려 지씨가 ‘금조 1·2부가 같이 수사한다면서요’라며 나보다 내용을 더 많이 알고 있어서 놀랐다. ‘몰라요’ 하면 쪽팔리니까 호응을 해준 것이다.”

-검찰 수사 전 휴대전화, 노트북을 초기화하며 모든 증거를 인멸했다.
“수천명의 취재원 정보에 대한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아무 상관도 없는 취재원들이 피해를 입을 상황이 명백해 보여 취재원 보호를 위해 기자라면 당연히 지우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MBC가 검·언유착이라고 보도한) 3월 31일 밤 이후 수많은 연락이 왔다. 욕설 메일이 1분에 하나씩 와서 스트레스 때문에 잠도 못잘 상황이었다. 기존 전화번호로는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다.”

-이 전 대표 대리인이라던 지씨는 이 전 대표와 대면조차 해보지 못한 사이로 알려졌다. 대화를 해보며 의심은 하지 못했나?
“이렇게까지 큰 일을 뒤에서 벌일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여야 정치인 5명의 장부 이야기를 하길래, 사기꾼이든 뭐든 물증이 있다면 그 증거 자체로 판단해보자고 생각했다. 4월 초반 일본 연수를 가기로 돼 있었는데 그 전에 한 건 하고 싶었고 성과를 내려다 말린 것 같다.”

―수사팀은 지난 2월 13일 당신이 한동훈 검사장(당시 부산고검 차장)을 만나 나눈 대화 녹취록을 공모의 근거로 보고 구속영장을 치겠다고 대검에 보고했다.
“당시 대화는 15분이 채 되지 않는다. 검찰 개혁, 공수처 등 법조 이슈로 대화하다 대화 막바지에 ‘신라젠 의혹’을 물어봤는데 (한 검사장 반응이) 시큰둥해졌다. ‘서민 다중 피해 사건’이라고 하면서 ‘한 명이 100억원 피해본 것보다 100명이 1억원씩 피해보는 게 더 크다. 여러 명이 피해를 본 사건이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유시민 의혹 있지 않으냐’고 했더니 ‘난 유시민 관심 없다’고 했다. 반복해서 물어봐도 마찬가지 답이었다. 마지막에 내가 ‘이철한테 편지도 썼거든요’라고 했더니 한 검사장은 ‘그러다가 한 건 걸릴 수도 있죠. 그런데 오늘은 저녁 어디 있을 거죠?’라며 숙소를 물었다. ‘더 이상 대화를 하기 싫다는 뜻이구나’라고 느꼈다. 그래서 나왔다. 그런데 수사팀은 ‘그러다가 걸릴 수도 있죠’ 그 한 문장을 한 검사장과 내가 공모한 증거라고 들이밀더라. 정권 겨냥 수사를 하다 좌천된 사람이 정권과 민감한 신라젠 사건에 대해 서울남부지검에 압력을 행사한다는 게 상식적인가.” (당시 대화 내용은 동석한 채널A 백모 기자가 녹음했다)

―그것만으로 영장 치겠다고 했겠나.
“검찰은 한 검사장을 만난 다음 날인 14일 내가 이 전 대표에게 첫 편지를 보냈으니 공모를 했다는 것이다. 수사팀은 내가 한 검사장의 오더를 받고 편지를 썼다는 주장인데, 이미 써놓은 편지였다. 편지는 2월 10~11일 미리 써놓았었다. 당시 날씨가 춥기도 했고 법원 우체국이 검찰 기자실에서 멀기도 해서 책상에 올려뒀다가 마침 14일 보낸 것뿐이다. 답을 정해놓고 수사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 검사장과 친한 사이 아닌가.
“난 6년차 기자다. 친해봤자 얼마나 친하겠나. 한 검사장은 나에게 상당히 어려운 사람이었다. 2~3월 두 달간 5번의 통화 기록이 나왔지만, 정말 친한 사이였다면 부산까지 가서 만났는데 밥도 먹었겠지 15분 대화만 하고 나왔겠나. 한 검사장과는 둘이 밥 한 번 먹어본 적 없다.”

―당신은 지씨를 2월 25일, 3월 13일, 3월 22일 세 번 만났다. 3월 두 차례 만남에서 ‘검찰 관계자와의 대화’라며 지씨에게 각자 다른 녹취록을 보여줬다. 한 검사장 아닌가.
“3월 13일 녹취록은 100% 내가 창작한 것이다.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여러 사람의 이야기를 토대로 쓴 거고 A4 용지 반(半) 장 분량이었다. ‘자수하면 어떻게 되지?’ ‘자수하면 감경받지’ 하는 상식적인 내용이었다. 한동훈 얘기는 꺼내지도 않았다. 그런데 그 사람(지씨)이 3월 19일 ‘녹취록만으로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고비를 조금만 넘으면 그 사람을 설득해서 자료를 받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면 좋은 보도도 할 수 있고. 그래서 3월 22일 녹취록은 디테일을 살려야겠다 싶어서 실제 통화 녹음을 푼 것처럼, 방송 용어로 T/C라고 하는데 시간이 얼마 걸리는지 직접 읽어보면서 ‘02:40~03:14’ 이런 식으로 시간 표시를 넣었다. 첫번째 녹취록을 지씨가 안 믿는 거 같아서 그랬다.”

―3월 22일 지씨에게 이어폰으로 통화 음성도 6~7초간 들려줬다. 지씨는 음성 주인공이 한 검사장이 맞는다고 주장했다.
“지씨는 첫 만남 하루 전인 2월 24일 ‘검찰과 사전 교감 없이 하는 거라면 진행은 어렵다’고 문자를 보내왔다. 3월 19일에도 ‘녹취록만으로는 진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검찰과 연결을 자꾸 요구하길래 부담스러웠다. ‘나도 뭐라도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음성을 들려준 거다. 이 사람이 검찰 누구를 아는 것도 아니고 대충 한 명 목소리를 들려주면 믿지 않을까 생각했다. 들려준 대화도 의미가 없는 부분이었을 거다. ‘수사에 협조하고 자백하면 선처받고 형량도 줄어든다’는 음성이었다. 7초 정도 들려줬는데 한 검사장이 아닌 다른 법조계 취재원과의 대화를 녹음한 걸 들려줬다. 정말 믿게 만들려면 (한 검사장과의) 부산 녹취 음성을 쓰지 뭐하러 대역을 썼겠나.”

-그걸 한 검사장의 목소리라고 암시한 건가?
“이철 대리인 지씨가 ‘윤 총장 측근이 누구냐’고 묻길래 ‘한 뭐시기라고 있어요’라고 했고, 다시 ‘그 목소리가 한동훈이 맞냐’고 하길래 ‘긍정도 부정도 안 할게요’ 정도로만 말했다. 솔직히 이철 입장에서는 그게 한 검사장의 목소리든 아니든, 어차피 언론사에 제보를 하고 그 내용을 토대로 보도가 나가고, 형량에도 참작이 되도록 검찰 수사에 협조하며 선처를 구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면 그 목소리가 한동훈이든 누구 것이든 결과적으로는 상관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헤어지고 한 두 시간 뒤 통화를 했는데 지씨가 ‘한동훈 검사장이 도와주시는 거죠’라고 아예 한동훈을 박아서 이야기했다. 나한테 너무 (검사와) 연결을 요구하는 것아서 ‘도와준다는 말은 위험하다’고 했다. 서로 기분 나쁜 상황에서 전화를 끊었다.”

―채널A 자체 조사에서 처음에는 ‘한동훈’이라고 했다가 왜 번복했나.
“3월 22일 세번째 만남 이후에 MBC가 몰래 카메라를 찍었다는 걸 알게 됐다. 부산에서 한 검사장을 만났던 것은 사실이기도 하고 (22일 지씨에게) 통화 음성이 마치 한 검사장인 것처럼 암시하면서 내가 얘기를 한 것도 맞기에 다음 날 (회사에) 보고할 때는 한 검사장인 것처럼 그렇게 얘기했다. 거기서 내가 한동훈이 아니고 다른 사람이라고 하면 회사에서 ‘왜 한동훈을 팔고 다니느냐’고 할까봐 그랬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MBC가 3월 31일 보도를 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도 하지 못했고 사안이 이렇게 커질 줄도 몰랐다. 점점 사태가 커지기에 사실대로 그 음성은 한 검사장이 아니라고 다시 정정한 것이다.”

-3월 10일 후배 기자 백모씨와 통화하면서는 “한 검사장이 ‘나를 팔아’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했는데.
“어떤 검사가 ‘나를 팔아’ 그런 말을 하겠나. 후배의 취재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일이 잘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하려고 내가 그렇게 표현한 것뿐이다. 한 검사장은 나한테도 90%는 존대말을 했다.”

-채널A 간부가 휴대전화를 직접 검찰에 건넸다.
“채널A 기자들이 4월 28~30일 압수수색을 나온 검찰에 맞서 2박 3일간 밤샘 대치를 했는데 사실은 압수수색 첫날 검찰로부터 포렌식 업체를 압수수색 중이라고 참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서울 용산 사설 포렌식 업체에 가보니 이미 내 휴대전화의 포렌식 자료가 있었다. 노트북은 회사가 서울 영등포의 포렌식 업체에 맡겼는데 나는 거기에 맡겼는지도 몰랐다. 그걸 검찰이 회사로부터 듣고 첫날 모두 가져갔다. 5월 말 검찰 청사에 포렌식 절차를 참관하러 갔는데 4월 초 내가 회사에 제출했던 전화기 두 대가 모두 거기 있었다. 회사 간부가 호텔에서 검찰에 건네준 것이었다. MBC 보도 이후 우리도 팀을 짜고 콘티를 만들고 반박 보도를 상당히 준비해 놨는데 하나도 못나갔다. 회사로부터 버려진 느낌을 받았다.”

-왜 이렇게까지 됐다고 생각하나?
“지금 생각해보면 상대는 정치권과 거대 언론사와 함께 작정하고 치밀하게 나왔다. 내 입장에서는 잘해보려고 한 거다. 억울한 사람들(VIK 피해자 3만명)의 원한을 풀어주려고 했는데. 4월 예정돼 있던 일본 연수 출국 전에 빨리 성과를 내고 가려 하다가 이렇게 됐다. 한 검사장에게도 많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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