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합심하여 그 성읍을 치려고 모였더라>(11절).
이전의 사사시대에는 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의 일체감과 협동심이 잘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이스라엘이 가나안에 정착한 이래 이같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 적은 한 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지파간의 반목이나 비협동적인 모습만을 자주 노출했을 뿐입니다(5:17, 12:1).
어느 집단이나 공동체를 막론하고 발전하고 더욱 연대감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의 하나됨이 필수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단합은 대항해야 할 공동의 적이나 추구해야 할 공동의 목표가 뚜렷할 때 더 강하게 요구되는 법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치명적인 약점 중에 하나도 교파간의 분열 혹은 동일 교파 내의 반목을 들 수 있습니다. 사탄은 하나님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이간시켜 피차 소원해지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교회의 <하나됨>을 무엇보다 강조합니다(엡 4:4-6). 다행히도 당시 이스라엘은 <기브아의 불량배>들을 징계하므로 이스라엘 가운데서 악을 제거하자는 데 모두가 뜻을 같이 했습니다. 그야말로 <하나같이 합심하여> 그 일에 가담했습니다.
그러나 <그 불량배들을 우리에게 넘겨> 징계하므로 <악을 제거하여 버리게 하라>(13절)는 이스라엘 자손들의 말을 베냐민 자손들은 끝내 듣지 않고 <도리어 ... 이스라엘 자손과 싸우고자>(14절)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 군사들을 모아 자기들보다 무려 15배나 더 많은 이스라엘 지파 연합군에 대항하겠다며 맞섰습니다.
반성하고 회개하고 사죄를 빈 게 아니고 범죄자들을 두둔하며 전쟁까지도 불사하겠다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그 아비들에 그 자식들입니다. 베냐민 지파의 이런 무모함과 사악함이 결국은 한 지파의 몰락을 가져온 것입니다.
불량배들의 징계만으로 끝날 수 있었던 사건이 마침내는 베냐민 지파 전체의 멸망을 불렀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