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만일 그 포로 중의 아리따운 여자를 보고 그에게 연연하여 아내를 삼고자 하거든>(11절).
원칙적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른 이방 여인들과의 결혼이 금지되거나 결코 권장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가나안 여인들과의 결혼은 철저한 금기였습니다(7:3). 가나안 족속의 경우는 그들의 돌이킬 수 없는 우상숭배 풍습 때문이었는데 사전에
그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가나안 족속들과 전쟁할 때는 여인과 유아들일지라도 포로로 잡지 말고
다 그 성읍에서 진멸하라고까지 명령하셨습니다(20:16).
한편 가나안 이외의 이방 여인과 결혼했던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구스 여자를 취했던 모세(민 12:1), 애굽 여인과 결혼한 요셉(창 41:45),
모압 여인 룻을 아내로 맞아들인 보아스(룻 4:13), 수많은 이방 여인을 사랑하고 결혼한 솔로몬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도 전쟁에서 포로로 잡은 여인을 아내로 삼고자 한다면 일단은 그렇게 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반드시 정해진 규례와 법도를 따라 그 이방 여인을 성결케 한 다음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고 또 개인의 아내로
삼으라는 것입니다. <그 머리를 밀고 손톱을 베고>(12절). 성경에서 머리를 미는 행위는 회개와 속죄를 의미합니다(레 14:9, 욥 1:20).
따라서 포로된 이방 여인의 머리털을 미는 의식은 곧 옛 이방 여인의 모습을 벗어버리고 새로이 이스라엘 공동체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의미의
성결 예식이라는 것입니다. 손톱을 베는 행위도, 또 <의복을 벗는> 의식도 다 그런 외적 변화를 통해 이방인으로서의 이전 생활을 청산하고 포로의
몸에서 자유의 몸으로 그 지위와 신분이 전환되는 것을 상징하는 의식입니다.
오늘 우리도 마찬가집니다.
<구습을 따르는 옛 사람을 벗어버리고 오직 심령이 새롭게 되어 의와 진리의 거룩함으로 지으심을 받은 새 사람을>(엡 4:22-24) 입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주님을 신랑으로 맞은 우리 이방인 출신 신부들의 도리이자 마땅한 변신이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