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악하고 패역한 아들>(18절)이란 부모에게 오만불손할 뿐 아니라 그 권위를 무시하는 천하의 불효자를 가리킵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지위와 권위는 어느 시대,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결코 부정되거나 짓밟힐 수 없는 신성한 것입니다.
특히 신정국가였던 옛 이스라엘 사회에서는 십계명 속에서도 사람에 관한 계명 중 첫 번째로 그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분명히 합니다(5:16).
그러므로 부모에 대한 불순종은 인륜을 저버리는 배은망덕 이전에 하나님의 법질서를 깨뜨리는 신성모독 행위라는 것입니다.
<방탕하며>(20절)의 기본 동사인 히브리어 <잘랄>은 <떨다>, <흔들리다>란 의미로 도덕적으로 비천하여 늘 자신을 주체하지 못하고 헤이한 모습으로
인생을 허비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술에 잠긴 자>(20절)역시 히브리어 기본형 <사바>로 <들이키다>, <비틀거리다>란 뜻입니다.
즉 술로 고주망태가 되어 온갖 추태를 다 부리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고대 이스라엘 사회도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술로 인한 폐해가 심했으며 술이 도덕적인 타락의 큰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아무튼 술에 취해 부모에게 욕하거나 부모를 치는 등의 완악한 짓, 패역한 짓을 일삼는 자식이 있으면 <그 성읍 모든 사람들이 그를 돌로 쳐 죽일지니
이 같이 네가 너희 중에서 악을 제하라 그리하면 온 이스라엘이 듣고 두려워하리라>(21절)고 했습니다.
패역한 아들의 죄악은 비단 그 가정뿐 아니라 당시 이스라엘 공동체 전체를 오염시킬 수 있었으므로 단호히 징벌하여 다시는 그런 일이 없게 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사회적 성결을 유지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잔인하고 극단적인 조치 같지만 한 가정과 공동체를 지키시려는 하나님의 확고한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입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문자적 계승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러한 법정신을 복음적으로 잘 이해하고 적용하는 것이 이 시대 성도들의 몫이라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