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독사를 품으면 물려 죽을 뿐
입력 : 2017.07.19 03:13
'햇볕정책'은 아무래도 이름 덕을 봤다. 나그네 옷을 벗긴 건 사나운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햇볕이었다는 이솝 우화 덕분이다.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읽거나 들어 친숙한 이야기다. '햇볕'이라는 작명(作名)에 쉽게 고개를 끄덕인 이유였다. 상대를 인정하고 따뜻하게 품어야 상대도 바뀔 것이라는 순진한 낙관을 갖게 했다.
중국인이라면 바로 긍정하지 않는다. '동곽 선생'이란 전래 동화가 초등 교과서에 실려 있다. 한 농부가 추위에 꽁꽁 언 독사를 가엾이 여겨 가슴에 품고 따뜻하게 녹여주려다가 결국 물려 죽는다는 내용이다. 독사인지 모르고 품었더라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알고도 품었다면 상대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는 무지한 사람일 뿐이라는 교훈을 준다. 늑대로 되어 있는 버전도 있다.
우화를 알려준 이는 일본 류코쿠대학 사회학부 리 소테츠(李相哲·58) 교수다. 태어난 곳인 중국 헤이룽장(黑龍江)성 고향 마을에선 '리상철'로 불렸다. 경북 포항 출신인 아버지(1913년생)가 1930년대 만주로 떠나지 않았다면 그는 대한민국 국민 '이상철'이었을 것이다.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을 졸업하고 1987년 도쿄 유학 후 일본 국적을 얻었다.
리 교수는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 이미 '햇볕정책'에 회의적이었다고 했다. 어릴 때 학교에서 배운 동화 '동곽 선생'이 바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교섭 과정을 지켜볼 때도 같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관련 자료를 찾다가 이솝 우화에도 '농부와 뱀'이라는 같은 스토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솝 우화도 편식하고 '동곽 선생'도 모르는 우리만 헛된 희망을 가졌을 뿐이다.
상대가 고집스러운 나그네인지, 이빨을 드러낸 독사인지는 이미 명확하다.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계승한 문재인 정부는 17 일 남북 군사 당국 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동시 제안했다. 선(善)의 정책을 펴면 선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여기는 이는 '정치적 어린아이'(막스 베버)일 뿐이다. 어린아이의 무지는 동정을 받을 수 있지만 나라의 운명을 책임진 이는 어린아이 같아서는 안 된다. 먼저 독(毒)이 뚝뚝 떨어지는 독사의 이빨부터 뽑아야 한다. 따뜻하게 품는 것은 그다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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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8/2017071803695.html
鶴山 ;
현 정부의 인적 구성을 보고도 이렇게 한가한 소리를 할 수 있다니 .....,
하긴 다수의 언론인들이 현 문 정부의 탄생을 위해 충직한 하수인 노릇을 했으니, 지금 무슨 말을 한다고 해도 제대로 정신을 차리고 있는 국민 가운데 얼마나 우리 언론들이 하는 지꺼리를 믿을 수 있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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