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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닷컴 칼럼] 공군 조종사들의 울분/ 조선닷컴

鶴山 徐 仁 2015. 4. 5. 19:40

[조선닷컴 칼럼] 공군 조종사들의 울분

  • 유선의 TV조선 기자


  •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입력 : 2015.04.04 03:00

     

      유선의 TV조선 기자

    
	유선의 TV조선 기자 사진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북한의 주력 지대공미사일은 SA-2이고, 새로    배치된 장거리 지대공미사일은 SA-5인데, 왜 우리는 엉뚱한 미사일을 피하는 훈련만 하고 있을까. 기자의 공군사관학교 선배이자 현역 전투기 조종사인 A 소령은 이런 의문을 품고 있었다. 
     우리 공군과 미군은 2010년부터 강원도 영월 S사격장에서 '전자전 훈련장비'로 훈련을 하고 있다. 이 장비는 실제 비행 중인 전투기에 가상  미 사일 발사 신호를 보내 조종사들이 회피 훈련을 하는 장비다.

     

    방위사업청이 2009년 1100억원을 주고 터키 방산업체에서 구입했는데, 최근 검찰 수사를 통해 이규태 일광공영 회장이 장비 도입을 중개하면서 가격을 부풀린 사실이 드러났다. 실제 가격은 580억원, 상당 부분이 성능 미달이라는 것도 확인됐다.

    A 소령 말대로 북한 주력 미사일은 SA-2와 SA-5다. 하지만 이 장비에는 SA-3, SA-6 등의 미사일 프로그램만 탑재돼 있다. 주력에 대응하기 어려운 반쪽 장비인 셈이다. 공군은 "SA-3가 SA-2의 업그레이드형이어서 이 장비로 훈련하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했지만 현역 조종사 B 소령은 "미사일마다 사거리와 고도, 속도, 회피 방법이 달라 같은 미사일이 아니면 생존 가능성이 크게 낮아진다"고 했다.

    예컨대 유효사거리가 13~35㎞ 정도인 SA-3 미사일 회피 훈련으로는 실전에서 만난 최대사거리 47㎞의 SA-2 미사일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기자는 사관학교에서 비행 훈련을 받을 때 "시키는 훈련만 잘하면 전쟁에서 이기고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배웠다. 하지만 이런 장비로는 전쟁에 이길 수도, 살아남을 수도 없다.

    기자에게 속내를 털어놓은 두 선배 조종사들은 모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추악한 비리 장비 때문에 개죽음을 당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B 소령은 이렇게 털어놨다. "이 장비는 고장도 잦다. 한 달 전에 훈련하러 갔더니 29전대(정비전대)로 정비 들어갔다고 하더라. 북한은 매년 새로운 미사일을 쏘는데 우리는 5년째 똑같은 장비로 훈련하고 있는 것도 불안하다."

    전자전 훈련장비의 여러 구성품 가운데 조종사들이 가장 황당하게 생각하는 건 채점기다. TOSS라고 불리는 이 장비는 카메라 8대가 사격장 표적판을 촬영해 조종사들의 사격 점수를 매기는 장비다. 방사청은 이규태 회장이 싱가포르 방산업체에 40억원을 주고 들여온 이 채점기를 70억원에 구입했다. 이 채점기를 관리했던 정보통신 장교는 "국내에 제 가격을 아는 사람이 없으니 영상 찍고 채점하는 기계에 이런 말도 안 되는 가격이 매겨지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사관학교 선후배·동기 중에도 비행 훈련을 하다 세상을 떠난 조종사가 있다. 그들의 희생은 더 없이 안타깝지만 빛나는 가치가 있는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더러운 비리는 그들의 죽음을 헛되게 만드는 것이다. 방산 비리는 전쟁터에서 우리 조종사들을 죽이는 살인 행위이자 이적(利敵)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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