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관순마저 '친일파가 만든 영웅'으로 몰아가는 사람들
입력 : 2014.08.28 03:03
25일 교육부 주최로 열린 '한국사 교과서 발행 체제 개선안 토론회'에서 나온 춘천교대 김정인 교수의 발언을 보면 이렇게 된 사정이 짐작이 간다. 고려대 홍후조 교수가 "역사를 전공한 교과서 집필자들이 유관순 열사를 모를 리 없는데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일부러 뺐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김정인 교수는 "유관순은 친일 경력이 있는 (이화여전 선배) 박인덕이 해방 후 발굴해 이화 출신의 영웅으로 만든 것"이라며 "북한에선 당연히 유관순을 모르고, 우리나라 교과서엔 1950년대에야 들어갔다는 게 최근의 연구 성과"라고 했다. 김 교수는 우파 성향 교학사 교과서가 발행된 이후 이를 집중 공격해왔다.
유관순은 고향 천안에서 3·1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가 붙잡혀 18세 나이에 감옥에서 숨졌다. 그의 부모도 독립 시위에 참여했다가 일제에 죽음을 당했다. 유관순은 유언에서 "내 손톱이 빠져나가고 내 귀와 코가 잘리고 내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그 고통은 이길 수 있사오나 나라를 잃어버린 그 고통만은 견딜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나라에 바칠 목숨이 오직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이 소녀의 유일한 슬픔"이라고 했다.
유관순이 민족 독립의 제단(祭壇)에 목숨을 바친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런데도 좌편향 교과서 집필자들은 마치 유관순의 항일 행적이 조작되기라도 한 것처럼 교과서에 싣지 않았다. 김 교수가 "북한에선 당연히 유관순을 모른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왜 우리 교과서가 북한을 따라야 한다는 것인지 저의(底意)를 묻고 싶어진다.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27일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화(國定化) 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역사교육을 손아귀에 쥔 세력들이 이렇게 자기 입맛대로 아이들을 끌고 가려 하니까 정부가 국정교과서를 발행하겠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교육부는 지금이라도 학교에서 유관순의 독립을 위한 희생을 가르칠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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