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돈
- 렘 4:20-31 |
20.
패망에 패망이 연속하여 온 땅이 탈취를 당하니 나의 장막과 휘장은 갑자기 파멸되도다 21. 내가 저 깃발을 보며 나팔 소리 듣기를 어느
때까지 할꼬 22. 내 백성은 나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요 지각이 없는 미련한 자식이라 악을 행하기에는 지각이 있으나 선을 행하기에는
무지하도다 23. ○보라 내가 땅을 본즉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늘에는 빛이 없으며 24. 내가 산들을 본즉 다 진동하며 작은 산들도
요동하며 25. 내가 본즉 사람이 없으며 공중의 새가 다 날아갔으며 26. 보라 내가 본즉 좋은 땅이 황무지가 되었으며 그 모든
성읍이 여호와의 앞 그의 맹렬한 진노 앞에 무너졌으니 27.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길 이 온 땅이 황폐할 것이나 내가 진멸하지는
아니할 것이며 28. 이로 말미암아 땅이 슬퍼할 것이며 위의 하늘이 어두울 것이라 내가 이미 말하였으며 작정하였고 후회하지 아니하였은즉
또한 거기서 돌이키지 아니하리라 하셨음이로다 29. 기병과 활 쏘는 자의 함성으로 말미암아 모든 성읍 사람들이 도망하여 수풀에 들어가고
바위에 기어오르며 각 성읍이 버림을 당하여 거기 사는 사람이 없나니 30. 멸망을 당한 자여 네가 어떻게 하려느냐 네가 붉은 옷을 입고
금장식으로 단장하고 눈을 그려 꾸밀지라도 네가 화장한 것이 헛된 일이라 연인들이 너를 멸시하여 네 생명을 찾느니라 31. 내가 소리를
들은즉 여인의 해산하는 소리 같고 초산하는 자의 고통하는 소리 같으니 이는 시온의 딸의 소리라 그가 헐떡이며 그의 손을 펴고 이르기를 내게 화가
있도다 죽이는 자로 말미암아 나의 심령이 피곤하도다 하는도다
|
|
바벨론
군대의 진격의 나팔소리와 망대 위에서 전쟁을 알리는 파숫군들의 경보의 나팔소리가 어지럽게 귓전을 두드리는 가운데 <패망에 패망이 계속되어
온 땅이 탈취를> 당해 <나의 장막과 휘장>이 졸지에 파멸되었다고 합니다. <장막>이란 예루살렘 성,
<휘장>이란 예루살렘 성전을 가리킨다고 했는데 예레미야 선지자는 지금 유다의 그런 패망을 눈 앞에 펼쳐지는 환상을 통해 생생히 보며
신음하듯 탄식하고 있습니다. <내가 저 깃발을 보며 나팔소리 듣기를 어느 때까지 할꼬>(21절). 그런데 문제는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유다는 여전히 미련하고 한없이 어리석었다는 것입니다. <악을 행하기에는 지각이 있으나 선을 행하기에는 무지>(22절) 했다고
합니다.
땅이 공허하며 <보라 내가 땅을 본즉 혼돈하고 공허하며 하늘에는 빛이 없으며>(23절). 예레미야는
마치 대재앙이 주제인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지금 자기 눈 앞에 펼쳐진 무시무시한 파국의 드라마를 보고 있습니다. 이 대목은 마치 창세기
1:2과도 같습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이게 바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기 직전의 상황인데,
예레미야 시대 유다의 사정이 곧 그렇게 창조 이전 상태의 혼돈처럼 모든 게 파멸할 것이라는 예언입니다. 큰 산 작은 산들이 다 요동하며
무너지고, 공중의 새들까지도 자취를 감추면서 땅이 슬퍼하고 하늘이 어두워질 것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심판은 멈추지 아니할 것이요,
돌이키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나님은 공허하고 혼돈한 땅을 <빛이 있으라> 하시며 조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으로 만드시는 창조의
하나님이실 뿐 아니라 또 만드신 세상을 다시 공허하고 혼돈한 상태로 되돌려 놓으실 수도 있으신 심판의 하나님이십니다.
성읍들이
황폐하며 <여호와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길 이 온 땅이 황폐할 것이나 내가 진멸하지는 아니할 것이며>(27절). 이는
예레미야의 환상 속에 비친 예루살렘의 최후입니다. 기병과 활 쏘는 자들의 함성이 들리면 사람들이 혼비백산하여 수풀 속으로 들어가고 더욱 안전한
곳을 찾아 바위에 기어오를 것이라고 합니다. 그 와중에도 또 어떤 여인들은 붉은 옷을 입고 금장식으로 치장을 하고 눈을 그리며 화장을 하기도
할텐데 그것은 적을 유혹하여 목숨이라도 건지려는 최후의 발악이지만 다 소용없는 헛된 짓일 뿐이라고 합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더 빨리 죽일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므로 수풀 속으로 피난을 가도, 바위 동굴 속에 숨어도, 짙은 화장을 하고 적을 유혹해도 다 죽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는
해산을 하기 위해 소리를 지르며 숨을 헐떡거리는 여인도 죽이는 자들의 손에 화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했습니다(31절). 얼마나 끔찍한
그림입니까? 그랬기에 예레미야가 <내 창자여, 내 창자여!>(19절)하며 고통하고 슬퍼하며 괴로워했던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 유다와는
달리 악을 행하는 데는 더디고 무지하며 선을 행하는 데는 빠르고 지혜롭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파멸과 혼돈으로 심판하시는 여호와의 진노를 반드시
피하게 되길 빕니다.
|
|
글쓴이 : 조성노 독일 본(Bonn)
대학교 신학부 졸업 뮌헨(Muenchen) 대학교 신학부 졸업 장로회신학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역임 푸른교회(분당 소재) 담임목사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