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政治.社會 關係

여론조사는 왜 하는가/ 김동길

鶴山 徐 仁 2014. 6. 8. 18:47

2014/06/08(일) -여론조사는 왜 하는가- (2230)

 

선거 때마다 여론조사가 판을 칩니다. 이것은 신종 직종입니다. 선거 같은 일이

있을라치면 소문은 파다 하지만 그 결과에 목숨을 걸고 예언을 일삼는 그런 직업이

예전엔 있었을 리 없습니다. 선거 결과에 소문과 일치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막상 투표함을 열고 보니 표심은 그게 아니었던 경우도 없지 않았습니다.

아이들의 중학교 입시 경쟁이 심하던 시절에는 시험 결과를 며칠이라도 미리

알기 위하여 점쟁이를 찾는 엄마들도 있었습니다. 점쟁이가 점괘를 보고

아이의 당락을 예언할 수 없는 노릇이지만 성급한 학부모는 참지 못하고

점쟁이를 찾아가 돈을 지불하고 결과를 미리 알겠다고 앙달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선거철의 여론조사는 정치발전에 이무런 도움도 되지 않습니다. 여론을 들어보고

출마를 포기한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믿고 끝까지 잠 안자고 개표 결과를 지켜보는 ‘불쌍한’ 후보들이

수두룩한데,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하고야마는

이 나라의 정치풍토인데!

여론조사가 국가적 정책수립에 도움이 돼야 마땅하지, 어쩌다 옛날의 점쟁이

구실을 대신합니까? 몇 시간 뒤면 확실한 결과를 다 알 수 있는데! ‘출구조사’가

왜 사람들의 궁금증이나 풀어주는 점쟁이 같은 자들이 왜 그런 일로 밥을 벌어먹게

합니까? 국가가 ‘여론조사처’라도 신설하여, 공인된 여론조사기관들을 다 흡수하여

국가의 정책수립에 도움이 되도록 여론을 수집‧평가토록 하는 게 옳지 않겠습니까?

잿밥에만 관심 있는 돌중들을 양산하여 이 나라의 불교가 중흥의 계기를 맞을 수 없듯,

여론조사가 성행한다고 이 나라의 정치판이 개선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공론(公論)을

찾고 마련하여 국가의 민주적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언론기관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동길
www.kimdonggil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