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하는 삶
요지경의 세상사 속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실아온 자신의 삶,
삭막하기 그지없는 현사회 속에서
이만큼의 삶은 복된 삶이였다 여긴다.
대다수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
자신이 다시 태어날 수 있게 된다면
지난 삶과는 다르게 살거라는 데
나는 그들과는 차별화가 되는 것 같다.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난다고 가정할 때,
세상이 어떻게 변화 될지는 모르지만,
당장 지난 세월과 현사회를 비교해도,
나는 두려운 생각을 가지게 된다.
아내의 말처럼 내가 좀팽이여서인지,
현재까지 살아온 삶보다도,
솔직히 더 나은 삶을 살 자신이나
별다른 욕심도 갖지 않고 있다.
현사회에서 다른 많은 이들이 보기에
크게 성공한 삶은 아니었다고 할지라도,
나는 스스로 자신의 삶을 평가할 때면,
전연 아쉬운 점이 없다는 것은 아니나,
항상 무난하게 살아왔었다는 편이고,
나름대로는 잘 살았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재물을 많이 모운 사람도 아니고,
뚜렷하게 명예나 권력을 얻지도 않았으나,
나의 분수에 맞게 살았다 싶기 때문이고,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을 얘기한다면,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할 수 있었고,
따라서, 일에 열정을 쏟아넣었다는 것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고 살려고,
하고 싶지도 않은 직업에 매달려
억지춘향으로 허송세월 하면서,
귀한 시간을 지나친 적은 없었기에
자신의 삶에 참 감사하는 것이다.
어쩌면 때로는 빛 좋은 개살구처럼,
남들이 생각할 수도 있는 삶이었다.
한창 혈기왕성한 청년기를
군에서 항공장교로서 근무를 하면서
해외여행조차 어려웠던 시절에,
수차례나 도미유학을 다녀왔었고,
항공병과부대의 특성상,
사단급 이하의 제대 근무는
한 차례도 근무한 적이 없었고,
사단항공대를 가장 하급제대로 하여,
군단과 군사령부, 육군본부, 국방부까지,
전 제대에서 지휘관과 참모직을 수행하고,
월남전까지 항공대 조종사로 참전하였다.
기나긴 군생활을 대과없이 마친 후에도
단기간에 걸쳐 중견기업체에 임원으로,
잠시 외도를 한적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곧바로, 대학캠퍼스에서 뿌리를 내리고,
후학을 지도하며, 집필을 하는 등,
하고 싶었던 일, 남은 숙제를 풀 수 있었다.
이렇게 신의 가호와 사랑하는 가족과
나와 연관된 많은 지인들의 도움이
자신의 삶을 자신이 원했던 길로,
신이 주신 달란트대로 분수를 지키면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었다는 생각으로,
삶의 정리기를 보내는 이 시기에,
더 특별히 무엇을 바랄 까 싶기도 하다.
지금껏 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