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넋두리
人間味 봄비가 내리는 창가에 홀로 앉아 온통 회색빛을 띄는 바다를 보노라니 지나친 추억의 영상들이 하나하나 파노라마에 펼치지는 것 같습니다. 어렵게 보내야만 했던 유년시절부터, 보통사람들과 달리 보낸 학창생활과 가장 긴시간 동안 머물렀던 군생활, 현역에서 마지막을 장식한 대학생활. 꿈과 도전을 멈추지 않은 채 달려온 성취의 여정에서 인간미를 생각합니다. 젊었을 땐 앞만 바라보며, 일에 매달려, 맡겨진 직무 외에는 관심이 없었고, 중년기에는 더 많은 책임감으로 살다가, 군복을 벗은 후로는 늦깍기 학생으로 만학의 길을 결심하고 도전하다가 보니 나의 삶 속에서는 스스로 생각해 보아도, 人間味가 많이 부족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나의 한생을 돌이켜 보노라면, 人間味를 깨닫기 이전에 人情에 대해, 제대로 마음으로 느끼며 살지 못한 채, 유아기시절부터 많이 각박한 현실을 체험할 수밖에 없는 생활환경 가운데 놓여진 채 살아야 했던 게 사실입니다. 시대를 거스르서 볼 때 나의 유아기에는, 우리사회에 이혼이라는 게 흔치 않았고, 특히, 여자쪽에서 먼저 이혼제기는 무척 드문 경우였다고 들었는 데, 나의 부모는 그러한 경우였습니다. 일찍부터 결손가정에서 성장하다 학령기에 한국전이 발발됨으로서 雪上加霜으로 고통의 세월이었습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많이 먹는다고, 어릴 때부터 人間味 넘치는 집안에서,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할 수 있었다면, 人間關係에서 情을 주고 받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을 터인데 하는 생각, 자주 나에게는 큰 짐이 되었습니다. 古稀에 이르는 세월 동안 살아왔지만 아직도 나는 스스로 인간미가 부족해, 自省의 시간을 가질 때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족에게나 많은 지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낄 때가 참 많답니다. 요즘, 우리사회는 산업화에 따라서 예전의 대가족제도는 사라져 버리고. 핵가족화가 되고 보니, 가족문화 속에서 형성되어지는 人間關係가 허물어지고, 점점 더 人間味가 부족한 사회가 되어 많이 걱정스러운 마음을 가지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