鶴山의 草幕舍廊房

國際.經濟 關係

모나코 公國 맞먹는… 1000억원 들인 대통령 호화저택/ 프리미엄조선

鶴山 徐 仁 2014. 3. 8. 20:10

 

모나코 公國 맞먹는… 1000억원 들인 대통령 호화저택

 

입력 : 2014.03.08 07:51

 

[격동의 우크라이나 - 이성훈 특파원 르포 5信]

-前대통령의 저택 가보니
인공호수·동물원·골프장까지… 키예프 시민들 방문 줄이어
"대통령 저렇게 부패했으니 나라가 잘 돌아가는 게 이상"

우크라이나=이성훈 특파원
           우크라이나=이성훈 특파원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20㎞쯤 떨어진 메지히랴(Mezhyhirya). 드네프르 강(江)을 댐으로 막아 생긴 호수로 경치가 빼어나다. 그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모나코 공국(1.95㎢)과 맞먹는 137㏊(약 1.4㎢) 면적의 빅토르 야누코비치(64) 대통령 대저택이 있었다.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탄핵당한 야누코비치가 러시아로 도피한 후, 일반인에게 실체가 공개됐다.

지난 6일 비가 내리는 평일 오전인데도 부패한 국가 지도자의 실체를 직접 확인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육중한 철문을 통과하자, 모두 붉은색 벽돌과 대리석으로 포장된 산책로가 넓은 잔디밭 사이로 뻗어 있었다. 사이사이 대리석 조각들이 서 있어, 유럽의 야외 미술관에 온 기분이었다.

그곳에서 만난 키예프 시민 코스티야(28)씨가 "비밀문서가 발견된 곳"이라며 가리킨 곳을 보았다. 작은 폭포와 통나무 쉼터가 있는 인공 호수가 펼쳐져 있었다. 야누코비치는 급히 도망치는 바람에 비자금 명세 등을 담은 문서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호수에 던져 버렸다.

호수를 끼고 돌자 대리석 기단과 통나무로 된 5층짜리 저택이 보였다. 안에서 귀중품을 분류하느라 일반인의 출입은 통제됐다. 유리창으로 들여다보니, 화려한 샹들리에 아래 금 장식품과 보석들이 쌓여 있었다. 계단 난간도 금박(金箔)으로 치장된 청동, 바닥은 자주색·옥색 등의 화려한 대리석으로 돼 있었다.

그곳에서 10분쯤 걸어 들어가자, 골프장이 보였다. 그 옆의 타조·사슴 등이 있는 동물원, 식당으로 개조된 범선이 있는 요트장으로는 출입이 통제됐다. 아름드리나무가 있는 숲 사이로도 돌계단이 나 있었다. 내부에도 자동차 도로와 헬기장 등이 있어, 야누코비치 저택의 경계가 도대체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일부 관람객은 자전거를 타며 돌고 있었다. "빨리 둘러봐도 1시간"이라는 택시 기사의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우크라이나 시민이 수도 키예프 북부 메지히랴에 있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대저택에서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고 있다. 이 저택은 지난달 야누코비치가 실각해 러시아로 도피한 후 일반에 공개돼 관광지가 됐다. 저택 안은 귀중품 분류 작업을 위해 출입이 통제됐다.
우크라이나 시민이 수도 키예프 북부 메지히랴에 있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대저택에서 사진을 찍으며 구경하고 있다. 이 저택은 지난달 야누코비치가 실각해 러시아로 도피한 후 일반에 공개돼 관광지가 됐다. 저택 안은 귀중품 분류 작업을 위해 출입이 통제됐다. /이성훈 특파원
키예프에서 관광 가이드로 일한다는 올레그(31)씨는 "14세기부터 수도원이 있던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소련) 시절 공산당 간부를 위한 주거지가 됐고, 소련 붕괴 후 독립한 우크라이나 정부는 외국 사절단용 숙소로 사용했다. 2006년 총리가 된 야누코비치는 퇴임 직전인 2007년 말 국가 소유였던 이곳을 무단으로 자기 것으로 바꾸어 버렸다. 그리고 2010년 대통령 취임 이후,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로 단장했다. 저택을 지으려고 독일 기술자를 고용하고, 자재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했다. 그렇게 들어간 돈이 1억달러(약 1060억원)를 넘는다.

대통령이 축재(蓄財)에 빠진 사이 국가의 금고는 비어갔다. 야누코비치는 취약한 권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 연금·임금 인상 등 포퓰리즘 정책을 시행했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2008년 IMF(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았으며, 현재 외환 보유액도 100억달러(약 10조6000억원) 남짓에 불과해 파산 직전에 몰렸다.

숫자로 본 크림반도.
이날 수도 키예프의 마이단(독립) 광장엔 반정부 시위대가 가지고 온 폐(廢)타이어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 러시아가 접수한 크림반도뿐 아니라, 키예프도 안정을 찾기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택시 기사 야로슬라프(38)씨는 "대통령이 저렇게 부패했는데, 나라가 잘 돌아가는 게 이상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성훈 | 우크라이나 특파원
  •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출처] 본 기사는 프리미엄조선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