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취임 후, 주요 우파 단체 대표들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민행동본부 서정갑 본부장은 지난 18일 <채널A뉴스특보>를 통해 이들과의 회담내용을 공개했다.
서 본부장은 회동목적을 묻는 진행자의 질문에 대해 “최근 여론들이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소통부제라는 이야기가 있지 않는 가”라며 “그런 의미에서 소통을 해보자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비서실장에 대한 인사에 대해 “법과 원칙을 세우기 위해서 김기춘 비서실장을 내정한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앞서 인사를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지만, 김기춘 비서실장을 세운 것은 가장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종북척결위원회’ 설치되면 백의종군하겠다”
아울러, 회동자리가 마련된 과정에 대해서 서 본부장은 “먼저 만나달라거나 한 것이 아니다”며 “국민행동본부는 신문광고 등 여론을 만들어가는 단체이기 때문에 (정부측에서) 먼저 만나자는 요청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왜 우파단체만 모였냐?”라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서 본부장은 “청와대 행정관 등 아스팔트 우파가 청와대에 한 명도 없을 뿐 아니라 (과거좌파 정부 때 좌파단체만 모였었지만) 우파에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불평불만이 없었다”고 일축했다.
서 본부장은 김 비서실장을 만나 ‘종북척결위원회’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서 본부장은 최근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주고 있는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과 ‘통진당’ 사태를 설명하면서 “나라가 잘되려면 통진당 같은 곳은 빨리 해산되어야 한다”며 “‘종북척결위원회’가 설치되면 백의종군하겠다고 제안서를 만들어 드렸다”고 했다.
‘역적모의 5인방’ 김기춘 비서실장에게 전달
서 본부장은 ‘노무현 NLL 사초’ 이야기가 나오자, 몸에 힘이 들어가 보였다. 서 본부장은 “NLL은 목숨으로 지킨 바다의 휴전선인데, 이것을 노무현 前대통령이 포기했다면 역적모의가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라 해도 만약 ‘역적모의’였다면 간과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면서 ‘역적모의 5인방’이라며, 노무현 前대통령 문재인 前비서실장 이재정 前통일부장관 김만복 前국정원장 백종천 前NSC 청와대 외교안보실장을 지목했다. 이어 서 본부장은 “검찰에서 조사해야 한다. 수사결과가 나오면 자동적으로 사초실종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 강조하며 이런 뜻을 김 비서실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진당 해산청원, 이번에 못하면 국가가 스스로 국가이기를 포기한 것”
국본은 ‘통진당 해산 청원’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지난 2004년 6월 23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후 ‘통진당’의 전신인 ‘민노당 해산’ 청원을 냈고 그 뒤, 2011년 8월 26일 같은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청원을 낸바 있다.
이어 지난 해 5월 30일 ‘통진당 해산청원’을 제출했으며, 금년 4월 8일 기자회견 후 네 번째 ‘통진당 해산청원’을 냈다. 10년 동안 해산청원을 꾸준히 해왔으나 아직 아무런 결론을 찾지 못했다.
이와 관련, 서 본부장은 “이번에야말로 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지 않으면 대한민국이 망하는 길로 가지 않겠나”라며 “내란음모로 ‘주요시설을 파괴하겠다’는 것이 이미 알려져 있는데, 정부가 해산시키지 못하면 정부가 국가이기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 본부장은 ‘정당의 해산절차’에 대해 “정부가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정부만이 ‘헌법재판소’에 재소할 수 있는 것”이라서 설명했다. 이어 “이번엔 잘 될 것으로 안다”고 기대했다.
헌법재판소에서 ‘통진당에 대해 위헌정당 판결’이 나와야 해산절차를 밟게 된다고 강조하면서 서 본부장은 “헌법재판소장도 청문회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 정당해산사유가 된다’고 했기 때문에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통진당 대리투표를 놓고 엇갈린 판결’ 지금의 법치는 어디에 와 있나?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부정선거를 놓고 지역별 재판부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오고 있다. 초등학교 반장선거에도 없는 ‘대리투표’로 통진당의 비례대표가 선출되면서 사회적으로 비판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일부 재판부에서는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다.
이런 판결을 놓고, 재판관의 ‘개인적 정치성향’ 또는 ‘좌편향 판결이 법치의 근간을 흔든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관련, 서 본부장은 ‘검찰’과 ‘판사’에 대해 “법치확립에 멘토로써 국민들에게 추앙을 받고 있다”며 서서히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서울시청광장에 30만 인파가 몰려 든 ‘국보법 사수대회’를 떠올렸다. 당시 노무현정부에서는 ‘국보법을 칼집에 넣어야 할 낡은 유물’이라며 국가보안법 폄훼논란이 있었다. 그 발언이 도화선이 되면서, 진영논리를 떠나 대한민국 애국자들은 모두 한 목소리를 내며 ‘국가보안법 사수’를 외쳤다. 나라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국민들의 손으로 마침내 ‘국보법 사수’에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서 본부장은 그 행사를 주최하면서 <집시법 특수공무방해치상>이라는 이해할 수 없는 협의를 덮어썼고, 판사는 그에게 ‘징역 1년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판사는 서 본부장이 보는 앞에서 ‘검사에게 간첩혐의로 10년을 구형당한 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서 본부장이 과거사례로 실태를 비유한 것은 ‘좌편향 재판부’에게 일침을 가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아울러 서 본부장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을 빗대어 “종북좌파는 무죄이고 애국운동은 유죄”라며 좌편향 판결을 꼬집었다. 인권을 강조했다던 참여정부시절에 서 본부장은 ‘애국을 강조한 신문광고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내란선동죄’로 간첩을 조사하는 대공부서에 두 번씩이나 불려가 조사를 받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나라가 하루아침에 좌파정권에서 우파정권으로 돌아온 게 아니다”라며 “많은 애국지사들의 역할로 돌아온 것”이라고 다시한번 방송을 통해 환기시켰다.
국정원의 기능 강화필요 - ‘기능을 약화시키려는 사람은 간첩과 연관된 사람뿐’
서 본부장은 “국민행동본부는 <대한민국 헌법을 수호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단체> 그러기 때문에 (어떤 긍정부정 평가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는다”고 전제한 뒤, “그런 의미에서 국정원의 ‘대공기능’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서 본부장은, 155마일 휴전선을 두고 적과 첨예하게 대처하고 대한민국 실정을 강조하면서 “일부 야당에서 국정원 대공기능, 국내기능을 폐지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은 ‘간첩과 연관된 사람’이 아니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을 개혁하자는데, 개혁대상은 바로 국회”라고 덧붙였다.
그는 종북세력의 활동과 최근 ‘이석기 내란음모’에서 알려진 ‘국가 주요시설 파괴’ 등을 언급하면서 “내부의 적이 더 무서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본부장은 ‘내부의 적’에 대해 재차 강조하면서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와의 대화를 털어놨다.
‘디-데이 어느 날. 월요일 오전 08시를 기해 권총과 단검을 찬 특수요원들이 국가 주요시설을 급습한다’
이 말은 故황장엽 선생이 서 본부장에게 전한 말이다. 서 본부장은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 아무리 우리가 허술하다고 해도 대한민국 국군들이 있는데 어디 감히 그럴 수 있겠느냐”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을 통해 “이번에 답을 찾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서 본부장은 “바로 이석기의 RO(지하혁명조직)와 같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RO가 ‘이석기의 RO’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 1,2,3,4의 RO가 존재한다”고 확신했다. 이어 “이러한 특수요원들이 국내에서 갑자기 주요시설을 파괴할 수 있다. 이런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정신을 바짝 차리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본부장과 故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의 ‘특별한 관계’
서 본부장과 故황장엽 선생과의 관계는 특별했다. 그동안 아름아름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곤 했지만, 지난 10일 <故황장엽 선생의 3주기 추모식>을 보내며 이제야, 서 본부장은 방송을 통해 털어놓았다.
2002년 여름 어느 날.
황장엽 선생이 서 본부장을 찾아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한마디를 꺼낸다.
‘내가 있을 곳이 없으니 ‘서 대령’ 옆에 있으면 안 되겠습니까?’
故황장엽 선생은 예비역 육군대령인 서 본부장을 이렇게 불렀다. 이 계기로 두 사람의 만남은 특별한 관계가 됐다. 서 본부장은 보증금 1000만원 짜리 ‘오피스텔’을 마련해 드렸고 황 선생은 그 곳을 이용하게 됐다.
故황장엽 선생은 2010년 상반기까지 서 본부장이 마련해 드린 곳에 계셨다. 그해 봄 서 본부장은 해외강연회가 계속 잡히면서 해외 업무가 많아졌고, 황 선생은 강남 논현동으로 안가를 옮겼다. 그 해 10월 황 선생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서 본부장은 故황장엽 선생에 대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살아가면서 창살 없는 감옥에서 사셨다”고 회고 했다. 그러면서 “오죽했으면 이 분이 미국으로의 망명까지 생각하셨을까 싶다”며 “대한민국에 이런 대접을 받기 위해서 왔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서 본부장은 “예비역 대령 옆이지만 ‘내 옆에서 마음으로 위로가 되지 않았겠나’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며 “다른 분들이 더 좋은 방을 구해주겠다고 했지만 故황장엽 선생은 ‘서 대령 옆에 있겠다’고 하셨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서 본부장은, 故황장엽 전 북한노동당 비서를 통해 오래전부터 ‘내부의 적’에 대해 못 박힐 정도로 들어왔다. 그래서 이번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을 보는 시각이 서 본부장에게는 새삼 강조될 수밖에 없다는 것. 나아가 ‘통진당’도 같은 선상에서 놓고 볼 때 ‘해산 청원’을 그 누구보다 먼저 발로 뛰어야 했던 이유를 여기서 가늠해 볼 수 있다.
서 본부장은 최근 ‘법무부에서 통진당 해산 청원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검토는 노무현정부에서도 한다고 했다”며 “지금까지 前정부에서는 모두 검토로 끝났다. ‘검토’만으로는 달갑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 본부장은 “당장 잡아 드려야 한다. 통진당 당원들이 밀양송전탑까지 원정가서 그러고(반대시위) 있다”며 “이 사람들은 나라가 잘 되길 바라지 않는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아울러 서 본부장은 방송을 통해 “지난 9월 10만 여명이 통진당 해산 청원을 냈다”며 “참여해 준 단체장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말씀을 전한다”고 마무리 했다.
‘대한민국 애국단체’ 국민행동본부에 중심에는 서정갑 본부장이 있다. 후일담이지만, 앞서 언급한 <2004 국보법사수국민대회>의 결과로 ‘2007년에 좌파정권이 종식됐다’는 평가가 있다. 참여정부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이병완 교수는 그의 회고록에서 “2007년 대선승리 주역은 ‘조갑제와 서정갑’”이라는 취지로 언급된 바 있다.
김승근 기자 hem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