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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등치자" 동양그룹, 기업어음 발행 '사기 의혹'(종합)

鶴山 徐 仁 2013. 10. 3. 09:31

"개미 등치자" 동양그룹, 기업어음 발행 '사기 의혹'(종합)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은 대주주들 '빼먹기' 수법
동양증권 임직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저지 나서겠다"
 연합뉴스 | 입력 2013.10.02 18:53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은 대주주들 '빼먹기' 수법

동양증권 임직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저지 나서겠다"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동양과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이어 동양시멘트마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와 동양그룹 관계자 등에 따르면 동양은 '티와이석세스'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천569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 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문제는 이중 3분의 2인 1천억원 가량이 9월 들어 집중적으로 발행됐고,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발행됐다는 점이다.

티와이석세스는 7월부터 총 9차에 걸쳐 3개월 만기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는데 7월 29일 600억원 규모로 발행된 티와이석세스제1차를 제외하면 모두 9월에 몰려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경우 해당 상품은 휴지조각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동양그룹 경영진은 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CP를 지난달 지점별로 최대 40억원까지 할당해 판매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투자한 고객들은 억장이 무너졌다.

한 고객은 "담보까지 있어서 추석 전에 티와이석세스제7차에 들었는데 2주도 안 돼 이런 일이 터졌다"면서 "동양증권 담당자가 동양시멘트는 안전하다고 해 원금은 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해당 상품을 고객들에게 팔았다가 졸지에 사기꾼으로 몰린 동양증권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발이 거세다.

익명을 요구한 동양증권 직원은 "동양시멘트는 재무제표를 보면 알겠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갈 기업이 아니다"라며 "이건 대주주의 '빼먹기'"라고 비난했다.

그는 "경영권을 살리고 지분을 챙기는 경영권 방어 차원의 법정관리 신청인 셈"이라며 "9월에 ABCP를 이만큼이나 팔았다는 건 사기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명절 전날인 지난달 16∼17일까지도 발행이 됐는데 이건 고의적"이라며 "어떻게 보면 LIG건설의 사기성 CP 발행보다 더 나쁜 행위"라고 지적했다.

결국 2일 오전 전국 지점장들이 연판장을 돌린 데 이어 노동조합은 동양시멘트의 법정관리 신청을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했고, 오후에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임원들마저 반대 성명서를 냈다.

노조 관계자는 "위법성 여지가 있다"면서 "동양시멘트는 고의로 법정관리 신청 대상에 들어간 것이 분명해 보이는 만큼 이를 철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과 정진석 동양증권 대표이사를 상대로 한 배임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4년간 동양증권은 동양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의 평균 67.3%를 소화했으며, 이중 90%가량은 개인투자자에게 팔렸다. 현재 동양그룹 채권을 산 투자자의 수는 전국적으로 4만9천여명에 이른다. 금융감독원은 동양그룹의 CP 발행의 사기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hwangch@yna.co.kr
 

동양證 경영진 "담회장 OK..

걱정말고 CP 팔라" 거짓메시지 압박

(주)동양은 부도 1주일전 새 CP 판매도 강행 매일경제 | 입력 2013.10.02 17:23 | 수정 2013.10.02 23:35

◆ 동양사태 후폭풍 ◆법정관리 신청 직전 '코너'에 몰린 동양그룹이 동양증권을 통해 기업어음(CP)을 불완전판매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측의 압박 속에 고객들에게 부실 CP를 팔아야 했던 동양증권 직원들은 향후 전개될 불완전판매 소송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직원들은 이 같은 과도한 물량 배정에 반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계열사들의 부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불완전판매 소송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룹 측에선 오리온그룹에서 자금 지원을 약속했고, 동양매직 매각 대금도 곧 입금될 예정이라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없다며 CP 판매를 밀어붙였다는 게 일선 직원들의 전언이다.

↑ 지난달 13일 동양증권 직원들이 사내 메신저로 전달받은 메시지. 현재현 동양 회장의 자금 지원 요청에 담철곤 오리온 회장이 승낙했으니 기업어음(CP) 판매에 속도를 내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사측에선 친척 회사인 오리온그룹의 지원을 기정사실화하며 직원들에게 CP 판매를 독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동서지간인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에게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하루가 지난 지난달 13일 동양증권 임원급 인사들은 직원들에게 "오전에 현 회장이 담철곤 회장을 만났고, 담 회장이 지원을 약속했다고 (정진석 동양증권) 사장이 알려왔다"며 "100% 사실이니 걱정하지 말고 (CP를) 팔아달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심지어 한 본부장급 인사는 "CP 문제에 대해 (현 회장과 담 회장 사이의) 오너 일가에서 해결하라는 금융감독원장 말은 명분을 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사전에 합의된 것이니 한숨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석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달 23일 담 회장은 "동양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CP 판매를 늘리기 위해 확정되지 않은 사안을 직원들에게 사실인 양 전달한 셈이다.

익명을 요구한 동양증권 직원은 "직원들 반발에 사측은 영업 의지가 부족하다며 배정 물량을 소화하라고 압박했다"며 "오리온의 자금 지원이 확정됐고 곧 공식 발표될 예정이니 걱정하지 말고 판매하라고 했는데 배신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심지어 (주)동양은 법정관리 신청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3일에도 새로 CP(TY석세스 3075호)를 발행해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동양증권 각 지점에 최대 4억원까지 배분된 상황이었지만, 금융당국에서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CP 발행은 현실화하지 않았다.

이처럼 앞으로 불완전판매 여부를 둘러싸고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일선 영업직원들은 좌불안석인 상황이다.

개인적으로 소송을 당할 경우 평판이 크게 훼손될 수 있는 데다 향후 다른 증권사로 자리를 옮기기도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법원이 불완전판매 책임을 인정해 동양증권의 배상을 명할 경우 회사 측이 해당 직원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면서 직원들은 격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운영 중인 불완전판매 신고센터에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이틀 동안 1800여 건의 동양그룹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금융소비자원에는 동양증권의 CP 불완전판매로 피해를 입었다는 민원이 1만건을 넘어섰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불완전판매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꼼꼼하게 챙겨야 한 푼이라도 더 건질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조언이다.

불완전판매는 금융상품의 구조나 원금 손실 가능성 등 중요한 내용을 고객이 알아듣도록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판매한 것을 말한다. 자본시장 규정에는 고객 성향을 파악해 적합한 투자를 권유해야 하고, 투자자가 상품의 내용과 위험성을 이해하도록 설명한 뒤 이를 이해했다는 확인을 받도록 하고 있다.

또 불확실한 투자 상황에 대해 단정적으로 설명하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를 제공해서는 안된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회사채나 CP를 매입할 때 작성했던 계약서, 광고문, 전단, 안내장 등의 자료를 찾아서 확보해둬야 한다. 또 증권사 직원이 상품을 판매하면서 설명한 내용을 소상히 정리해둘 필요도 있다.

만약 동양증권 직원이 상담이나 통화 중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 "동양그룹의 다른 계열사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만기 도래 이전에 부도가 날 가능성이 없다" "오리온이 지원해주기로 했기 때문에 괜찮다"는 등의 언급을 했다면 이를 정확히 정리해둬야 한다.

CP 판매 시 신용등급 정보를 정확히 전달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오수현 기자 / 박승철 기자] [ⓒ 매일경제
 

'동양 후폭풍' 회사채 시장 또 한파

위험자산 회피로 중견기업 채권발행 막혀…우량채에만 몰려
매일경제 | 입력 2013.10.02 17:25
 
회사채 안정화 대책 이후 잠시 온기가 돌았던 회사채시장이 동양그룹 법정관리 신청 여파로 다시 얼어붙고 있다.

미국 버냉키 쇼크와 지난 6월 STX팬오션의 법정관리 신청을 계기로 회사채시장은 급격히 위축됐다. 회사채 거래가 크게 줄고 신용등급 A 이하 비우량 채권에 대한 가산금리(크레디트 스프레드)가 급등하면서 냉기가 돌던 시장은 정부가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 대책을 내놓고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가 하락하면서 안정을 찾아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번주 동양그룹 계열사가 줄줄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다시 위기에 처했다.

채권 전문가들은 동양그룹 사태 후폭풍이 앞선 웅진, STX의 법정관리 신청에 비해 더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딧애널리스트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해왔던 동양그룹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소매채권(리테일) 투자자 기반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A등급 이하 회사채를 매수하는 기관투자가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까지 등을 돌린다면 당분간 중견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현대상선, 한진해운 등 해운업종과 건설업종,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동부, 한진그룹 계열사 등은 리테일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자금을 조달해 왔다. 동양그룹 차입금 대부분은 금융사 대출이 아닌 회사채, 기업어음 등 시장성 차입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기관투자가보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보유 비중이 압도적이다.

 
 
시장에서는 개인에게 팔린 동양그룹 계열사 채권 규모가 1조원이 넘고 투자자는 4만~5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저축은행 부도 사태 당시 후순위채권 투자자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준이다. 김상만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가뜩이나 웅진, STX그룹 사태로 움츠러든 리테일시장이 당분간 활로를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동양 사태를 계기로 회사채시장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강해지면서 신용등급 AA 이상 우량채에는 연 2~3%대 저금리에도 발행 물량의 수십 배에 달하는 투자자가 몰리고 A등급 이하 회사채는 10%에 가까운 금리에도 투자자를 찾기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강성부 우리투자증권 팀장은 "비우량 채권을 인수해줄 투자자가 크게 줄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중견기업 상당수는 만기도래한 회사채를 현금 상환하거나 정부의 회사채 신속인수제에 기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열사 법정관리 신청으로 촉발된 동양증권의 투자자 이탈도 회사채 발행을 앞둔 기업들에는 부정적 뉴스다.

그동안 동양증권은 건설, 해운, 조선업종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주관을 상당 부분 맡아 왔으며 기관투자가들이 찾지 않는 신용등급 A, BBB 이하 회사채를 리테일 창구를 통해 소화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동양증권의 회사채 발행 주관, 인수 기능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그만큼 중견기업들의 자금조달 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