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9-28 오전 9:47:27 | |
류영익 국편위원장을 헐뜯지 말라
written by. 류근일
류영익 국사편찬 위원장은 나의 대학 같은 과(서울 문리대 정치학과) 1년 선배였다. 항상 차분하고 절제된 학구파였다. 흔한 젊은 날의 과잉열정에 빠지지 않으면서 균형과 성찰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자였다. 2학년 때 학생 신문에 어쭙잖은 글을 한 편 썼다가 곤욕을 치르고 나온 뒤 나는 류 선배를 우연히 인천행 열차에서 조우할 수 있었다. 나는 당시 부평에 있는 미 육군 수송대 카투사 병이었고, 류 선배는 인천 제물포 고등학교의 교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류 선배는 특유의 차분한 말투로 학교에서 쫒겨난 내 처지를 위로해주면서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지금이 오히려 자신을 더 성숙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해 주었다. 그리곤 나는 부평에서 내렸다. 그로부터 30년. 나는 조선일보에서 논설과 칼럼을 쓰고 있었고 류 선배는 미국에서 한국사를 전공한 뒤 고려대 한림대 연세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었다. 자연히 이런 저런 자리에서 오랜만에 해후할 수 있었고, 만나자 마자 나는 류 선배에게 "한국 현대사를 한국 아닌 외국에서 연구하는 의미가 뭐냐?"고 물었다. 선배의 대답은 대충 이런 취지였다. "세계사의 프리즘으로 각국사를 보아야지, 그것 없이 국가사를 보는 것은 좀 그렇다"는 것이었다. 나는 그 의미를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았다. 나도 젊었을 때는 제3 세계적인 민족주의 역사관에 영향을 받은 시절이 있었지만, 그런 후진국적 역사관을 오늘의 발전되고 민주화 된 대한민국에도 요지부동으로 적용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고정관념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었다. 이점에서 나는 류영익 선배가 대한민국의 눈부신 오늘을 가져온 건국 초기의 네이션 빌딩과정, 특히 이승만 박사의 행적에 대한 객관적이고 편견 없는 연구를 쌓아 온 것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편견이야말로 학문의 적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를 연구하는 게 학문의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금 일부 세력이 류영익 교수의 국사편찬 위원장 임명을 그토록 헐뜯고 있는 것은 그가 바로 현대사를 '있는 그대로' 연구하는 것을 저들이 싫어하기 때문이다. 저들은 이승만을 있는 그대로 서술하지 말고 "나쁜 X을 만들라고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을 뿌리 째 '나쁜 것'으로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우리사회의 싸움은 이처럼, 대한민국 65년을 자랑스러운 역사로 있는 그대로 보느냐, 아니면 그것을 '식민지 종속국'으로 그려서 보느냐의 건곤일척의 사생결단이다. 여기에 민주당이란 원내 제1 야당까지 류영익 교수 임명 반대에 편들고 나섰으니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류영익 교수는 역사를 꾸밈 없이,덧칠 하지 말고 서술하자는 입장일 뿐이다. 이데올로기의 고정관념에 매이지 말고 역사를 실증적으로 서술하자는 것 뿐이다. 이게 어쨌다는 것인가? 정부는 류영익 교수에 대한 신임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 그리고 건전한 시민역량으로 역사전쟁의 중요 진지 국사편찬위원회를 수복해야 한다.
류근일 2013/9/28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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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9-28 오전 9:47: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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